총 2024분 중 1231분
2024
시즌 12개, 그리고 영화
시즌 12: 31화 “메리 크리스마스.”
お揃いの悪夢でずうっといっしょ!
출연: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 랜킨
장르: 로맨스, 멜로, 범죄, 스릴러, 판타지
프로그램 특징: “그리고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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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대 제전! 발렌타인 시즌입니다.
 
온 사방에서 초콜릿 단내가 진동하고, 신상 초콜릿을 광고하는 허니듀크의 판촉물이 호그와트의 복도를 구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당신은 케일럽과 마주쳤습니다.
 
마침 생일이 곧이었죠. 당신은 그를 핑계 삼아, 후플푸프의 동급생이 건넨 쌈마이한 포장지의 초콜릿을 그에게 대충 떠넘겨 버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저녁이었습니다.
 
케일럽 랜킨:저기, 랜들. 오늘부터 네 방에서 신세 좀 질 수 없을까?
래번클로 기숙사에 벼락이 떨어지고 화재랑 폭풍에 휘말려서 해일에 떠내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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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선가 낯익은 냄새가 느껴집니다.
 
달콤하고, 씁쓸하기도 한 특유의 향⋯⋯
 
그렇습니다. 초콜릿 향입니다.
 
발렌타인 시즌을 맞이해 어디에서든 초콜릿 향을 맡을 수 있는 요즈음입니다.
 
복도에는 구겨진 허니듀크의 판촉물과 초콜릿 포장지가 구르고, 운명의 세 마녀는 사랑을 노래하는 신곡을 냅니다.
 
식후 디저트조차도 며칠째 초콜릿을 이용한 음식인 요즈음, 당신은 평소처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지금.
 
변신술 수업을 위해 교실로 향하던 당신은 케일럽과 마주칩니다.
 
케일럽 랜킨:(부딪혔다.) 아야.
뭐야?
 
랜들 록스버그:(반사적으로 내려다본다.) 조심해.
 
케일럽 랜킨:(불퉁한 얼굴로 올려다본다.) 조심할 게 나야? 너지.
앞 똑바로 안 보고 다니⋯⋯, (발치에 무언가 채인다. 그가 고개를 숙인다.) 초콜릿? (주워 올린다.)
(쌈마이한 포장지의 판초콜릿. 크기는 손바닥만하고, 방금 부딪히며 당신의 주머니에서 떨어진 것이다.) 뭐야?
 
랜들 록스버그:(돌려달라는 듯이 손 내민다.) 뭐긴, 초콜릿이잖아.
곧 발렌타인데이라서 시험용으로 하나 받았지.
 
케일럽 랜킨:허니듀크⋯⋯? (돌려 가며 살핀다. 분홍색, 붉은색. 과하게 큐트계다. 초콜릿 이름은⋯⋯)
슈와슈와 진심♡초콜릿 ~밀크맛~.
구려.
 
랜들 록스버그:(옷을 탈탈 털었다.) 여자애들 취향이 다 그렇지, 뭐.
너 가져도 돼. 나 방에 또 있어서.
 
케일럽 랜킨:하아? 됐거든, 누구한테 쓰레기 처리⋯⋯,
⋯⋯.
(함께 붙어 있던 작은 광고용 메모지를 뜯어낸다.) 흐음.
손 줘봐.
 
랜들 록스버그:또 왜? (손 펴서 내민다.)
 
케일럽 랜킨:(반쯤 구겨진 메모지를 손에 쥐여 준다.) 선물.
 
KP:방금 케일럽이 판초콜릿에서 뜯어낸 분홍색 메모지에는 동글동글 귀여운 글씨체가 유치찬란한 색감으로 화려하게 타이핑되어 있었습니다.
 
KP:그리고 그 뒷면엔,
 
케일럽 랜킨:(랜들이 메모지 읽을 동안 벌써 초콜릿 까서 먹어 버렸다.)
 
랜들 록스버그:(초콜릿 포장지를 구긴다.) 안 먹는다더니.
맛 어때?
 
케일럽 랜킨:(이 즈음 랜들 록스버그는 깨달았을 것이다. 케일럽 랜킨,)
(표정이 풀어졌다.) 달아.
달고⋯⋯ 음⋯⋯ 달아.
 
랜들 록스버그:초콜릿이니까.
맛있나 보네. 나 이제 간다.
 
케일럽 랜킨:가든가. (정말로 풀어진 표정이다. 저렇게까지 온순하고 유한 표정을 지은 적이 근 몇 년간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
잘 가.
 
랜들 록스버그:(몸을 틀으려던 그때, 방금 건 살짝 멈칫한다.)
(그리고 슬쩍 고개를 돌린다.)
뭐야, 갑자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기묘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는 있었으나, 하여간에 케일럽은 당신을 더 붙잡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지각 직전에 변신술 교실에 들어갈 수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오늘 하루의 주어진 몫을 전부 끝마칩니다.
 
저녁 시간엔 또, 또, 또! 초콜릿을 이용한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온 연회장이 우유와 설탕의 단내에 절었는데도 학생들은 마냥 기뻐 보입니다.
 
그리고, 그날 밤.
 
홀로 후플푸프 기숙사에 들어서던 당신의 옷자락을 누군가 붙잡았습니다⋯⋯
 
⋯⋯이 시간에요? 하며 고개를 돌린 찰나,
 
케일럽 랜킨:⋯⋯저기.
저기. 랜들. (당신의 망토 자락을 쥐고 있다.)
(흐물흐물⋯⋯ 한 표정이다.)
 
랜들 록스버그:⋯⋯.
⋯⋯⋯. ⋯⋯⋯⋯????
(소름이 쫙~⋯⋯.) 뭐, 뭐야??
누⋯ 누구?
 
케일럽 랜킨:응? 나, (끔뻑. 끔뻑. 아주 부드럽게 풀린 푸른 눈동자로,) 나 케일럽.
늦은 시간에 갑자기 찾아 와서 미안한데⋯⋯ 당분간 네 방에서 신세 좀 질 수 없을까?
래번클로 기숙사에 벼락이 떨어지고 화재랑 폭풍에 휘말려서 해일에 떠내려갔어⋯⋯.
(뺨이⋯⋯) 그래서 잘 곳이 없거든.
(붉다!)
 
랜들 록스버그:(털이 쭈뼛 선다.) ⋯⋯어?
ㅅ⋯⋯
싫어.
(손 탁 쳐냈다.) 뭐야, 갑자기? 너 나랑 친해?
아니, 잠이고 자시고⋯ 기숙사가 무너졌으면 교수님께 말씀을 드리라고.
 
케일럽 랜킨:(케일럽 랜킨은 뿌리쳐진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밤인데도 그의 교복은 단정하고, 향수인지 샴푸인지 모를 좋은 향이 난다.)
(뿐만 아니다. 부스스하던 머리가 세팅되어 있다. 이 시간에!) 하지만.
지금 찾아갈 사람도 없고⋯⋯ 분명 교수님들께선 다 주무실 거고.
(얼굴이 흐물흐물, 흐물흐물, 흐물흐물⋯⋯) 안 돼?
 
랜들 록스버그:(되~겠~냐!!) 너 어딘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여, 열나는 거 아니야?
여기 올 게 아니라 폼프리 부인께 찾아가야 할 것 같은데.
 
케일럽 랜킨:⋯⋯재 볼래? (발그레.)
나, 난 열 나는 거 잘 모르니까⋯⋯ 뜨거워? 재 주라.
 
랜들 록스버그:(이쯤 랜들은 직감한다.)
(⋯⋯⋯이새끼 공부하다가 결국 미쳤나 봐!!)
야, 손. (손 내밀었다.)
 
케일럽 랜킨:앗.
(귀끝이 달아오른다.) 손.
(엄청나게 부드럽게 얹는다. 왼손이다.) 손은 왜?
 
랜들 록스버그:(랜들은 고민도 없이 그의 손을 잡고 끌고 가기 시작한다. 병동으로.)
 
케일럽 랜킨:(끌고 가기보다는 같이 가는 것에 가까웠는데, 케일럽 랜킨이 전혀 일말의 저항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허둥거리며 발을 맞춘다. 당신의 키가 조금 더 컸던 탓에, 보폭을 넓히느라 그는 잠시 휘청거린다.) 저기, 랜들.
우리 어디 가?
난 어디든 괜찮아⋯⋯.
 
랜들 록스버그:⋯⋯⋯. (갑자기 우뚝 걸음을 멈춘다.)
너 언제부터 이랬어?
 
케일럽 랜킨:(우뚝, 따라 멈춘다. 갑작스러워 조금 휘청거린다.) 으응?
뭐가⋯⋯?
왜, 왜? 나 뭐 문제 있는 것 같아? 얼굴⋯⋯ 아,
⋯⋯혹시─엄청, 엄청 간만에 세팅한, 아마도 작년의 프롬 이후로 처음인─머리 이상해?
 
랜들 록스버그:너⋯ 머리는 갑자기 왜 이렇게 하고 나온 거야?
 
케일럽 랜킨:(귓바퀴에 몰렸던 피가 이젠 얼굴로 몰린다. 그의 양뺨이 붉어진다.) 역시 이상해?
너무 오랜만에 했나⋯⋯ 작년엔 잘 됐는데. 예쁘댔는데⋯⋯. (잡지 않은 다른 손으로 잔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이 즈음, 당신은 케일럽 랜킨이 어느새 당신의 손을 빈틈없이 꽉 잡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랜들 록스버그:⋯⋯야아, 너 진짜. (이래서는 정말,)
(정말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되는데, 그러니까, 정말.)
⋯⋯너 나 좋아해!?
(못 참고 말했다!)
 
케일럽 랜킨:⋯⋯.
(뺨이⋯⋯ 붉다. 손끝도, 마디의 관절도, 코끝도, 아니 피가 몰릴 법한 곳이라면 어디든.)
(그는 침을 한 번 삼킨다. 목울대가 울렁거린다. 맞잡은 손끝에서 쿵, 쿵, 하고, 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진다.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랜들 록스버그:⋯⋯아, 아아, 씨발⋯⋯⋯.
(그래, 사실⋯ 랜들 록스버그의 인생은 기이하고, 환상적인 마법들이 여백을 채우고 있기 때문에,)
(이따금 벌어지는 에피소드 따윈 개연성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 이건⋯⋯ 아마도 아모텐시아다!!)
(그리고 아모텐시아를 어디서 처먹고 나왔는지까지도 알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랜들은 주머니 속 포장지를 다시금 구겼다.)
루시, 이 미친년⋯⋯ 나한테 이런 걸 먹이려고 했다고?
야, 야. (케일럽 뺨 살짝 두드리듯 쳤다.) 케일럽 랜킨! 정신 좀 차려봐.
 
케일럽 랜킨:(그러거나 말거나, 사랑에 빠진 소년다운 들뜬 얼굴을 한 채 케일럽 랜킨이 줄줄이 읊기 시작한다.) 이상한 건 아니잖아.
우리 친했고⋯⋯ (언제부터?)
넌 늘 다정했고, (언제부터??)
그래서 난 너를 아주 오랫동안 좋아해왔어⋯⋯. (그러니까 언제부터???)
너만 몰랐던 거야, 바보 같아.
그런데, 그래서 우리 정말 어디 가? 나 복도 한가운데는 조금 부끄러운데.
 
랜들 록스버그:⋯⋯⋯.
(랜들은 아주 의식적으로, 제정신인 상태에서.)
(케일럽의 따귀를 때린다.)
(많이 아프진 않지만, 수치스러울 정도로.)
 
케일럽 랜킨:(살과 살이 맞닿는 소리가 난다. 케일럽 랜킨의 고개가 왼쪽으로 돌았다.)
(그러나 아주 천천히, 그의 고개는 다시금 당신에게로 돌아온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흐물흐물,)
(흐물흐물, 흐물흐물, 흐물흐물⋯⋯) 아파.
말로 해. 응? 랜들.
내, 내가 너무 늦게 찾아와서 곤란했어?
 
랜들 록스버그:아니, 아니, 아니.
(다시 한 번, 이번엔 제대로 묻는다.)
네 말은, 그러니까, 우리 사귀어??
 
케일럽 랜킨:⋯⋯.
나는 솔직히 엄청, 엄청 사귀고 싶지만, 좋지만,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너는 아직 준비가 좀 덜 됐을 수도 있고, 일단 나는 남자고, 음, 그렇지? 네가 원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 나 네게 강요할 생각은, (줄줄줄줄⋯⋯)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A: 싫어!!!!

보통

어려움성공
29vs.100
 
 
케일럽 랜킨:헉⋯⋯.

케일럽 랜킨

그래도 좋아해⋯⋯ ♡

보통

극단적성공
3vs.100
 
저기, 안 사귀어도 괜찮아. 역시 너무 갑작스럽다곤 생각하고 있어. 나 잡종이고, 남자고, 응, 얼굴이며 사정이며 여러모로 너에 비해선 달리니까⋯⋯.
그래도 좋아한다는 건 알아 줬으면 좋겠어서⋯⋯.
저기, 이, 이상한 건 아니잖아? 넌 성격도 좋고 잘생겼고, 대단하고, 집안도 좋고 순수 혈통이고. (그리고 줄줄줄 당신의 장점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랜들 록스버그:너, 너, 너⋯⋯. (피망에 겨자라도 같이 씹어먹은 것 같은 얼굴로는,)
(결국 하지 않으려던 말을 뱉는다!) 나보고 얼굴만 믿고 나대는 개돼지 패륜아 새끼라며!
 
케일럽 랜킨:그건 빈말이었어. (철벽 방어.)
네가 내 마음을 몰라 줘서 미워서⋯⋯.
그런데, 응, 아무래도 그런 건 영⋯⋯ 영 성숙하지 못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흐물흐물⋯⋯) 그냥 솔직해지기로 했어.
⋯⋯. (이쯤 눈치 한 번.) 나 예전처럼 굴까?
 
랜들 록스버그:예전처럼 굴 수는 있어⋯?
 
케일럽 랜킨:원한다면 해 볼게.
원한다는데 뭘 못하겠어?
 
랜들 록스버그:흠⋯⋯.
(랜들은 가만히⋯⋯ 과거의 솔직하지 못하고, 성가시기만 한 주제에, 성격은 나쁜 케일럽 랜킨을 떠올린다⋯⋯.)
(그리고 눈앞에 흐물흐물 녹아내린 케일럽 랜킨을 바라본다.)
(아니, 그냥 이런저런 걸 따지지 않고⋯ 단순히 어느 쪽이 다루기 더 쉽냐고 한다면⋯⋯.)
⋯⋯⋯.
너 좀 여자애 같다. (긁는다.)
 
케일럽 랜킨:역시, 남자애보단 여자애가 좀 더, 여러모로 쉽겠지? 넌 그럴 것 같았어.
나 변신술 O야, 랜들.
여자로 바뀌어 올까?
 
랜들 록스버그:흐으음?
어, 한 번 해봐.
귀여운 애로.
 
케일럽 랜킨:저기, 여기에선 좀 부끄러운데⋯⋯.
들어가서 하면 안 돼? 엄청 늦었고. 우리 걸리면 필치 씨의 사무실로 끌려 가는 걸론 안 끝날 거야.
 
랜들 록스버그:⋯⋯⋯. (표정이 오묘해진다.)
좋아, 그럼 일단 따라와.
(그리고 랜들은 케일럽을 끌고 다시 자신의 기숙사 내부로 데리고 간다.)
 
케일럽 랜킨:(이런저런 걸 따지지 않고 단순히 어느 쪽이 다루기 더 쉽냐고 한다면,)
(당연히 이쪽이다. 케일럽 랜킨은 졸졸 당신의 뒤를 좇는다.)
(아주 고분고분하고, 온순하다. 신입생일 때조차도 그는 당신에게 이러지 않았다.)
후플푸프 기숙사 오랜만이다. (등 뒤로 문이 닫힌다.) 몇 번 들어와 봤는데, 항상 리듬을 타기에 실패했었지.
너 되게 잘 한다, 랜들. 대단하다고 생각해.
 
랜들 록스버그:(자신의 방문을 닫는다. 그러니까, 일단 신나서 데려오긴 했는데⋯⋯ 그래도 일단 감당이 안 되는 일이란 건 달라지지 않는다.)
(수습을 해야겠지. 손님을 놔두고 침대 위에 대충 눕는다.)
너 나 좋아하는 거 아니야.
 
케일럽 랜킨:내가 더 잘 알아. (어깨를 으쓱인다. 이곳이 자기 방인 양, 벌써 망토부터 벗고 있다!) 좋아하는 거 맞아.
그래도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 이해는 해. 지금까지 내가 좀⋯⋯
조금⋯⋯ 너한테 못되게 굴었었잖아. 좋아서 그랬던 건데.
(표정은 굳을 줄을 모른다. 여전히 흐물흐물 녹은 표정이다.) 랜들, 내일 아침 일찍 수업 있는 거 알아.
지금 자야 수업 시간에 안 졸 수 있을 걸.
 
랜들 록스버그:너 이리 가까이 와 봐. (누운 채로 손짓한다.)
 
케일럽 랜킨:나 말야, 높은 곳을 좋아하거든. (느리게 걷는다. 보폭을 맞출 당신이 없음에도 이전보다 걸음이 빠르다.) 그런데 지금은 여기가 더 좋은 것 같아.
(머리맡이다. 멈춘다.) 왜?
 
랜들 록스버그:(양뺨을 붙잡고 갑자기 끌고 와서,)
(자신과의 거리를 아주 가깝게 좁힌다.)
여기 봐.
 
케일럽 랜킨:(훅, 하고, 거리가 좁아진다. 순식간이다.)
(십오 센티도 채 안 되는 거리다. 숨이 뺨을 간질인다. 초점을 잃은 푸르스름한 눈동자가 진녹색 눈동자와 맞닿는다.)
(케일럽이 웃는다. 초콜릿 단내가 훅 풍긴다.) 키스하게⋯⋯?
 
랜들 록스버그:초콜릿 냄새⋯⋯.
묘약에 완전히 취해버렸어, 너.
정신 좀 차려. 잠에서 깨면 쪽팔려서 혀 깨물고 죽으려고 할 짓만 골라서 하고 있어.
 
케일럽 랜킨:안 깨어나면 되지 뭐. (고개를 조금 숙인다. 순전히 그의 자의다. 거리는 더 가까워진다. 이제 둘 사이의 거리는 십 센티에 조금 못 미치고,)
(코끝이 거의 부딪히다시피 한다.) 나 반성하고 있어⋯⋯.
열일곱 살이니까, 좋아하는 사람에게 못되게 구는 건 그만둬야지.
정말 안 잘 거야?
 
랜들 록스버그:웃기는 소리 하네.
너 나 안 좋아한다니까⋯⋯ 아까, 뭐라고?
난 성격도 좋고 잘생겼고, 대단하고, 집안도 좋고 순수 혈통이고? ⋯⋯.
야, 케일럽 랜킨. 우리 호그와트에 그런 애는 널리고 널렸어⋯⋯.
네가 이런 흔해빠진 키워드로 날 좋아하고 있다는 거 존나 기가 찬 소리라고.
 
케일럽 랜킨:이해하기 편하게, (초콜릿 냄새.) 너도 알 법한 네 장점들을 열거해 봤어.
부족하다면 다른 이유도 들어 볼까? (그의 뺨은 여전히 당신의 양손에 잡혀 있다. 신기하리만치 목소리가 뭉개지지 않는다.)
 
랜들 록스버그:(그리고 그것을 홱 놔준다.)
아모텐시아 해독 방법 알아와.
 
케일럽 랜킨:아. (고개가 뒤로 확 젖혀진다. 그는 두 걸음 뒤로 물러난다.)

케일럽 랜킨

dexterity

보통

어려움성공
29vs.60
 
(조금 휘청거렸으나 자빠지진 않았다. 그는 다시 중심을 잡고 서서 당신을 내려다본다.)
(웃는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원한다면.
나 저기 소파에서 자도 될까?
 
랜들 록스버그:⋯⋯⋯.
여자애로 한 번 변해봐.
 
케일럽 랜킨:지금?
 
랜들 록스버그:지금.
(그리고 일어나서 자신을 옷장을 뒤지더니, 소파에 교복 치마 하나를 던졌다.)
 
케일럽 랜킨:⋯⋯저기, 나 이건 조금 부끄러운,
그런데 옷장에 교복 치마는 왜 있어? (안 놓친다.)
 
랜들 록스버그:후플푸프에 다이앤이라고 알지?
걔가 두고 갔어⋯⋯. 자세한 건 묻지 말고.
 
케일럽 랜킨:⋯⋯.
(흐물흐물⋯⋯ 하던 표정이 조금 굳었다. 아주, 아주 조금.)
(그가 치마를 한 손으로 잡아 올린다.) 밀러 말이지. 알지⋯⋯ 그럼.
그래도 혼혈이네. 다행이다. 순수 혈통이었다면 조금 서글펐을 거야.
밀러 같은 얼굴을 좋아해?
 
랜들 록스버그:아니, 걔랑 그런 사이 아니니까.
주스 엎질러서 빨아둔 거야.
 
케일럽 랜킨:나 이런 걸로 화 안 내, 랜들. 우리가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랜들 록스버그:찾으러 갖다 주니까, 이미 새 거 있어서 괜찮다고 하길래. 참 나.
 
케일럽 랜킨:아아. 뭐. 그렇지. 정말 화 안 낸대도.
그러니까, 밀러 같은 얼굴이 좋냐고.
네가 좋아할 법한 쪽으로 변하고 싶어⋯⋯.
 
랜들 록스버그:다이앤보다는⋯ 나오미?
 
케일럽 랜킨:아, 동양인 얼굴⋯⋯ 어렵다.
노력해 볼게. 눈 감고 백까지만 세 볼래?
 
랜들 록스버그:(다시 누워서 천장을 올려다본다.) 하나⋯ 둘⋯ 셋⋯ 넷⋯.
 
케일럽 랜킨:(⋯⋯일흔하나, 일흔둘.)
(당신이 여든여덟까지 세었을 즈음이다. 화장실의 문이 열린다.)
 
케일럽─나오미─랜킨:(백육십이 안 되는 체구. 마른 몸. 칼 같은 앞머리. 나오미 워커를 꼭 닮은 여자애가 걸어나온다.)
(순순히 치마를 주워 입은 반면 셔츠는 여전히 케일럽의 것이었으므로, 소위 남친 셔츠를 빼앗아 입은 몰골이다.)
동양 쪽 혼혈은 어려워. 잘 안 된 것 같아.
 
랜들 록스버그:⋯⋯⋯. (눈 동그랗게 뜬다.)
⋯⋯⋯??
 
케일럽─나오미─랜킨:이상해⋯⋯?
여, 역시 이상하지?
 
랜들 록스버그:(진짜⋯⋯?) 아니, 가까이 와 봐.
 
케일럽─나오미─랜킨:(쭈뼛거리면서 가까이 간다.) 나오미 같은 얼굴은 어려워.
노력은 했는데⋯⋯.
 
랜들 록스버그:(허리를 끌어안고 얼굴을 가까이 한다.) 괜찮은데?
생각보다 괜찮은데, 나오미한텐 조금 미안해진다.
 
케일럽─나오미─랜킨:⋯⋯.
가, 가까우니까 조금 기분 이상한데.
괜찮아? 이런 얼굴이면 더 좋아? 나, 나 이러고 있을까?
 
랜들 록스버그:(조금 더 힘을 주고 뺨에 입 맞췄다 뗀다.) 가슴 작다.
이건 구현 안 했어?
 
케일럽─나오미─랜킨:(금세 낯이 시뻘개진다. 숨 들이키는 소리가 난다.)
(급하게 말하느라 혀가 조금 꼬였다.) 지금이라도 하, 할까?
 
랜들 록스버그:아니, 됐어⋯. 그보다, 네 얼굴로 그냥 여자애가 되는 것도 가능해?
 
케일럽─나오미─랜킨:으으으, (몸을 조금 꼰다. 아주 조금.) 그건 안 어울릴 것 같아. 아니, 할 수야 있겠지만, 물론.
 
랜들 록스버그:해봐.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는 내가 볼 테니까.
 
케일럽─나오미─랜킨:⋯⋯.
잠시만, 그럼 놔 주면⋯⋯ 삼십까지만 세면, (잠시 멈추었다가,) ⋯⋯.
가, 가슴도 구현해?
 
랜들 록스버그:어, 하면 만져줄게. (슬슬 랜들 록스버그는 케일럽 랜킨이 어디까지 내려놓을 수 있을지 구경하고 있다.)
 
케일럽─여자─랜킨:(정확히 삼십을 셌을 무렵이다.) 이거 좀⋯⋯,
좀⋯⋯,
진짜?
 
랜들 록스버그:(침대를 짚고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너 나랑 어디까지 하고 싶어?
 
케일럽─여자─랜킨:⋯⋯.
이, 이거 여자 몸이라서, 내가 제대로 아는 건 아니니까. 잘 구현됐는지 좀⋯⋯.
(어물거린다. 그래도 흐물흐물한 표정은 그대로다.) 자신 없는데⋯⋯.
 
랜들 록스버그:그럼 괜찮아?
알겠어, 그런 걸로 알게. 자자.
 
케일럽─여자─랜킨:(아니? 솔직히 존나 하고 싶어 아니 그래도 이거 여자 몸인데⋯⋯ 사이에서 갈등하는 얼굴.)
(변해 봤자 케일럽 얼굴이다. 다 보인다.) ⋯⋯.
저기, 내일은 어떻게든, 제, 제대로 만들어올 수 있으니까. (???)
 
랜들 록스버그:내일은 아모텐시아 해독제 알아와야지.
 
케일럽─여자─랜킨:그거랑 이거랑 둘 다 하면 되잖아. 나 어차피 수업 안 듣고.
 
랜들 록스버그:아니. (작게 웃는다.) 해독제 구해오면 나랑 별로 하고 싶지 않을 거야. 걱정하지 마.
불 끌게.
 
케일럽─여자─랜킨:아닐 것 같은, 헉. (사방이 어두워진다.)
(고요했고, 그─그녀? 하여간에─는 한참 정적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랜들.
나 내일 호그스미드에 갈 거거든.
⋯⋯수업 끝나면 올래?
 
랜들 록스버그:("소파 말고 옆에 누워." 침대 옆을 두드린다.) 거긴 왜 가는데?
 
케일럽─여자─랜킨:(기다렸다는 듯 냉큼 옆에 기어든다.) 아르바이트 하려고.
(초콜릿 냄새가 훅, 끼친다.) 허니듀크 옆에 새로 생긴 가게가 있는데, 초콜릿이 엄─청 잘 팔린대.
네가 줬던 초콜릿 있잖아, 거기에서 왔어. 그래서.
 
랜들 록스버그:N.E.W.T 준비나 하지. (중얼거린다.)
알았어, 보러 갈게.
시기 선정 최악이다. 요즘 시즌이 시즌이라 가게에 사람 엄청 붐빌 텐데.
일 하느라 바빠서 얼굴도 못 보는 거 아냐?
 
케일럽─여자─랜킨:준비해 봤자지. 어차피 이곳엔 못 있을 텐데. (어둠 속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설탕 단내 또한.) 그거⋯⋯ 정말 맛있었으니까.
그렇게 괜찮은 초콜릿이었다면 네가 먹었어야 했는데, 내가 먹어 버려서.
그 가게에서만 판대. 하나 빼돌려 줄게⋯⋯ 올 거지?
 
랜들 록스버그:나 단 거 별로 안 좋아해.
⋯얼굴은 보러 갈게. 걱정하지 마.
 
케일럽─여자─랜킨:아냐. 먹어 보면⋯⋯
너도 좋아하게 될 거야.
꼭 와야 해. 약속이야. 잘 자⋯⋯
 
당신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립니다.
 
어쩐지 잠자리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당연한 일이지만요.)
 
좁은 방 안에 온통 초콜릿 냄새 천지입니다.
 
속이 울렁거린다, 고 생각한 순간, 방문이 열립니다.
 
케일럽 랜킨:(은 쟁반을 받쳐 들고 문을 열던 케일럽이 당신을 본다. 지금은 다시 남자 모습이다.) 아.
랜들. 지각.
 
랜들 록스버그:됐어⋯ 우리 7학년이고.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려 케일럽을 바라본다. 돌아왔네.) 별로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걸.
 
케일럽 랜킨:교수님께 너 아프다고 말씀 드리고 왔는데, 그러지 말 걸 그랬나? (방문을 밀어 닫는다.) 아침 먹자.
챙겨 왔어. 호박 주스랑⋯⋯ (토스트. 스크램블 에그. 베이크드 빈과 블랙 푸딩. 정갈한 잉글리시 브랙퍼스트고,)
(달걀 위엔 케첩으로 하트 모양 ♡) 수업 안 갈 거면, 뭐 할 거야?
 
랜들 록스버그:(숟가락으로 하트 정확히 반으로 가른다.) 호그스미드 갈까.
 
케일럽 랜킨:(그러거나 말거나다.) 오후 아르바이트인데.
오전엔 뭐 할래? 나도 수업 안 갈 거야.
 
랜들 록스버그:넌 아모텐시아 해독제 알아오라니까?
난 산책할 거야.
 
케일럽 랜킨:(조금 풀 죽었다.) 알겠어. 꼭 알아올게.
나 아르바이트⋯⋯ 세 시부터 시작인데, 그땐 와 줄래? 허니듀크 바로 옆이야.
 
랜들 록스버그:그 말 어제도 했어. (계란을 얹은 토스트를 깔끔하게 비우고 블랙 푸딩을 떠먹는다.)
알겠어, 갈 테니까.
 
케일럽 랜킨:귀찮게 굴어서 미안. 확언이 듣고 싶어서. (순순히 사과한다.)
재미있게 놀다 와. (잠시 뜸.) 몸 조심해. 요즘 흉흉하대.
아침에 예언자 일보가 난리도 아니었거든.
 
랜들 록스버그:뭐라고 떠드는데?
 
케일럽 랜킨:근 삼 년간 실종된 것보다 이번 일주일간 실종된 사람들이 더 많대.
그리고 어젠⋯⋯ 강가에서, 실종된 연인 두 쌍의 시신이 떠올랐다던데.
익사가 아니라 과다출혈 쇼크사라고, 누군가 살해한 다음 강에 던졌댔나⋯⋯ (이쯤 눈치 한 번.) ⋯⋯.
아침부터 너무 무거운 이야기 하고 있나? 미안.
 
랜들 록스버그:그렇구나. (심드렁하다. 마법세계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사건사고는 '랜들 록스버그'와 관련이 없다.)
(⋯⋯정정. '랜들'과 관련이 없다.)
 
케일럽 랜킨:(그는 당신의 심드렁한 태도를 지적하지 않는다. 대신에,) 놀라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래도 조심해. 교수님들께서도 다들 그 이야기 하시더라.
나 그럼 마법약 교수님 만나러 갈게? (슬금 자리에서 일어난다.) 접시 이리 줘.
 
랜들 록스버그:걱정 마. 여긴 마법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호그와트니까. (마지막으로 토마토를 찌르고는 접시를 돌려준다.)
학교 밖으로 나가지만 않으면 안전할 거야.
너도 조심해, 그런 거면.
 
케일럽 랜킨:(걱정해 줬다! 귀끝이 조금 붉어진다.)
(대답 대신 웃는다. 당신이 어제와 오늘 본 웃음의 빈도는 지금껏 당신과 그가 함께 보낸 칠 년을 통틀어 본 것보다 많다.)
호그스미드에서 봐.
(순순히 방을 나선다. 문이 닫힌다.)
 
KP:드디어~ 지긋지긋할 정도로 달라붙는 케일럽을 쫓아냈습니다. 자유입니다!
랜들, 지금부터 자유로운 선언이 가능합니다. 무엇을 할까요?
 
랜들 록스버그:(케일럽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에 그 가게에 대해 알아볼까 하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이잖아?)
(애들 몇 명 붙잡고 대화하기 위해 씻고 나온다.)
(후플푸프 기숙사에 내려왔다. 오늘 수업 비번인 루시의 옆에 앉았다.)
(후플푸프 기숙사는 햇빛이 곧장 내려쬐고 있어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이 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면 어쩐지⋯⋯.)
(노곤노곤⋯) 루시.
(바로 앞에 있는 오렌지를 깐다.) 래번클로 기숙사 날라갔다는 거 사실이야?
 
루시아나 카슨:(그녀는 소파 가장자리에 앉아 있다. 그렇다. 랜들 록스버그에게 초콜릿을 주었던 그 여자애다.
(반응은 반 박자 늦고, 조금 뾰족하다.) 무슨 소리야?
(아마도─열렬히 기대하며 당신의 주머니에 집어 넣었을 초콜릿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그걸 완전히 다른 놈이 먹었다는 가능성은 전혀 생각치도 않고 있다.) 래번클로 기숙사가 왜 날아가.
아아, 확실히 거긴 태풍에 약하긴 하지⋯⋯ 탑이니까.
 
랜들 록스버그:랜킨이 그러던데.
 
루시아나 카슨:뭐래, 날아갔대?
 
랜들 록스버그:래번클로 기숙사에 벼락이 떨어지고 화재랑 폭풍에 휘말려서 해일에 떠내려갔대.
그래서 내 방에 자러 왔는데?
 
루시아나 카슨:(코웃음친다.) 아니, 랜디. 겠어?
응? 겠냐구. 벼락은 그렇다 쳐도 화재에 폭풍이며 해일은 도대체 무슨 소리야?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다들 멀─쩡하게 아침 드시러 나오셨네요들.
 
랜들 록스버그:아니, 나도 당연히 안 믿지.
근데 그런 얼토당토 않는 말을 하니까⋯ 뭔 소린가 해서.
그리고 너, (드디어 본론으로 넘어온다.)
도대체 초콜릿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루시아나 카슨:(무어라 더 말하려다가 움찔, 한다.)
 
랜들 록스버그:뭘 했길래, 애가 술에 꼴은 것처럼 헤롱헤롱 거려?
 
루시아나 카슨:⋯⋯.
무, 무, 무슨 소리야?
내가 초콜릿에 무슨, 무슨 짓을 하는데? (말을 조금 전다. 소파에서 발칵 일어난다.) 무슨 초콜릿.
 
랜들 록스버그:(그걸 그대로 올려다봤다.) 미친 계집애.
솔직하게 말해. 아모텐시아 탔어?
네가 준 걸 랜킨이 먹었어, 알기나 해?
 
루시아나 카슨:안 탔어! 나는 그냥─⋯⋯,
⋯⋯. (깜빡. 깜빡.)
그걸 랜킨이 처먹었다고? (기가 막히단 목소리로 말한다. 조금 카랑카랑하다.)
그걸 왜 걔가 먹, 아, 아니, 그, 그거⋯⋯, 그⋯⋯, ⋯⋯.
⋯⋯너, 너 먹으라고 줬잖아!
 
랜들 록스버그:⋯야!! 그러니까, 그거 내가 먹었으면 어제, 오늘 랜킨처럼 사리분별도 못하고 정신 빠져서 돌아다니게 만들 생각이었던 거지!?
내가 안 줬어! (줬다.) 걔가 알아서 가져가서 먹은 거지! (엄밀히 따지자면 떠넘겼다.)
 
루시아나 카슨:⋯⋯그런 거 아냐! 나는 그냥, 그, 그냥,
아─아아─!
너 진짜, 진짜, 진짜 짜증나, 랜들! 록스버그! 최─악이야! (면전에 대고 빽 소리를 지르고선 몸을 홱 돌린다. 발소리를 크게 내며 성큼성큼 걸어 휴게실에서 도망치듯 빠져나간다.)
(문을 밀어 열다 말고 그녀가 빠르게 고개를 돌린다. 토마토처럼 시뻘건 얼굴로,)
아모텐시아 안 탔어!
그, 그냥 유명한 초콜릿이라길래, 구하기 어려운 거라길래, 그래서 그냥 준 거라고!
(그리고선 쾅, 빠져나간다. 휴게실 문이 세게 닫힌다.)
 
랜들 록스버그:야, ⋯야! 루시아나!
 
나오미 워커:(그런 랜들의 어깨를 텁, 잡는,) 워어.
(루시아나 카슨의 룸메이트 겸⋯⋯ 랜들 록스버그의 취향 페이스.) 저 미친년 또 저런다.
 
랜들 록스버그:(어깨가 붙잡히면⋯⋯ 움찔.)
(나오미 워커에겐 지은 죄가 있다.) 나, 나오미⋯?
 
나오미 워커:나─오미. 안녕.
(히죽 웃는다.) 냅둬. 수틀려서 저래.
어제 기대 많이 했거든⋯⋯ 그 초콜릿, 유명한 거라서.
그래도 너무 미워하진 마. 아모텐시아는 진짜 안 탄 것 같아.
 
랜들 록스버그:⋯⋯⋯. (팔짱을 끼고 루시아나가 나간 문쪽을 바라본다.)
나오미, 너 알고 있었어? 루시가 초콜릿 준비한 거.
그리고 그거 어디서 온 초콜릿인지도. 뭐로 유명한데?
 
나오미 워커:그럼, 알았지. 나 달라고 했는데 안 된댔거든. 내가 우정보다 사랑이 더 중요한 미친년이라고 매도했는데도⋯⋯. (고개 절레절레 흔든다.)
그나저나, 너 그거 몰라? 슈와슈와♡진심 어쩌고⋯⋯ 초콜릿?
 
랜들 록스버그:몰라. ⋯⋯음, 아.
포장지는 읽긴 했는데. (주머니에 있던 구겨진 포장지 꺼낸다.)
애들 진짜 이 말도 안 되는 소리 믿는 거야?
 
《슈와슈와 진심♡초콜릿 ~밀크맛~》
 
분홍색, 빨간색. 유치찬란한 색조합이고, 갈색 염소 모양 캐릭터까지 하나 크게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나오미 워커:헤─에.
그거 진짜일걸? (기웃거리다가 어깨 으쓱인다.) 나, 어제 그거 광고지 봤는데.
보여줘?
 
랜들 록스버그:어, 줘봐. (손 내밀었다.) 씨발⋯ 디저트가 아니라 무슨 취급주의 약품을 팔고 있었네.
 
나오미 워커:(치마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곧 곱게 접힌 광고지 하나가 손끝에 딸려 나온다.)
 
KP:랜들, 이쯤 강제 행운 판정!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luck

보통

실패
73vs.50
 

랜들 록스버그

A: 싫어!!!!

보통

성공
85vs.100
 
 
KP:어쭈? ㅋㅋ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과 무사히 초코를 먹겠다는 마음

보통

실패
86vs.40
 

랜들 록스버그

A: 싫어!!!!

보통

성공
81vs.100
 
 
KP:롤플로 한번 애교 떨어봐 ㅋㅋ
 
랜들 록스버그:(8ㅅ8)
(ㅠㅅㅠ) .... .... ...
해줘⋯⋯.
빨리 해줘어.
 
KP:아씨
하 나참
 
랜들 록스버그:쪼옥⋯.
 
KP:
 
랜들 록스버그:(ㅇ3<)
 
KP:나오미가 내민 광고지엔 총 다섯 개의 리뷰가 적혀 있습니다.
 
나오미 워커:봐봐. (고개 까딱.) 비현실적으로 효과적이었다는 리뷰가 엄─청 많잖아.
어디에서 파는진 나도 잘 몰라. 호그스미드에 가게가 있다곤 들었지만.
어때, 그래서. 순수 혈통 눈에는. (왼쪽 눈썹만 들썩인다.) 정말 그냥 변종 아모텐시아 같아?
 
랜들 록스버그:변종 아모텐시아 같은데.
사랑을 이루어주는 초콜릿이라니⋯ 무슨, 그런, 구닥다리 고전 소설에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묘약인지.
해독제가 있긴 한 건가⋯ 애초에.
아니, 그리고.
왜 루시아나가 아니라 나한테 온 건데, 이거?
 
나오미 워커:너희 순수 혈통들은 가끔 착각하는 게 있어. (낮게 웃는다.) 마법사들이 모이는 교육 기관부터가 엄청나게 구닥다리 고전 소설 같아.
해독제는 잘 모르겠네⋯⋯ 있으려나. 가게에 찾아가면 나올까?
어제 루시가 나를 팽한 게 짜증나서, 나도 사려고 허니듀크에 들렀거든. 그런데 남아돌게 된 초콜릿만 산처럼 쌓여 있고 그건 없더라고.
루시아나에게 간 건⋯⋯ 너 그거 랜킨에게 줬다면서?
 
랜들 록스버그:(문득, 발걸음이 멈춘다.) ⋯하아?
그런 시스템? 아⋯⋯.
아, 귀찮아. 진짜로⋯⋯⋯.
 
나오미 워커:인기 많아서 좋겠다, 야.
 
랜들 록스버그:나 이거 너한테 선물해도 돼?
 
나오미 워커:되겠니? (히죽.)
 
랜들 록스버그:네 핫초코에 몰래 타버릴 거야, 조심해⋯.
아무튼, 그거랑은 별개로.
고마워. 잘 좀 해결해 보고 올게.
 
나오미 워커:(어깨나 으쓱인다.) 한 달간 초콜릿은 꿈도 못 꾸겠군. 랜들 록스버그가 웬 미친 초콜릿을 녹여 타기라도 했을까봐.
잘 가.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우리가 늘 느끼곤 하는 감정이지⋯⋯.
 
KP:자유롭게 선언 후 이동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가볼까요?
 
랜들 록스버그:(주머니에서 초콜릿 하나를 던졌다. 익숙한 머글식으로 포장된 '트윅스'다.)
이따 봐. (그리고 호그스미드로.)
 
KP:날아드는 트윅스를 한 손으로 낚아챈 나오미 워커를 뒤로 하고 호그스미드로 향합니다.
마침 케일럽이 아르바이트를 운운한 시간입니다. 금방 만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호그스미드!
 
발렌타인 시즌을 맞아 완전히 축제 분위기입니다.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바로 그 찻집에선 하트 모양 분홍색 찻잔을 개시했고, 종코의 장난감 가게에선 온갖 장난감 같은 발렌타인 용품을 판매합니다.
 
깃펜 가게에선 분홍색 반짝이는 새 깃펜을 출시했고, 스리 브룸스틱스와 호그스 해드에선 발렌타인을 기념한 킬러─칵테일을 출시했지요.
 
길거리엔 초콜릿 판촉물과 구겨진 포장지가 나뒹굽니다.
 
KP:호그스미드에 도착한 랜들, 강제 관찰 판정!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spot hidden

보통

실패
72vs.65
 
 
KP:행운 7점 차감, 성공으로 간주합니다.
나오미가 했던 말대로입니다. 허니듀크의 장사가 잘 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발렌타인이라면 허니듀크 연간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시즌일 텐데, 어쩐지 허니듀크 쪽에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해서 눈에 들어오는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신규 가게입니다.
 
갈색 간판, 진한 분홍색으로 페인트칠이 된 복고풍 나무 건물이 허니듀크의 바로 옆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커다란 나무 문에 《제품 생산 중, 내일 다시 찾아주세요 ♡》라 적힌 간판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가게의 이름은⋯⋯
 
《♡슈의 초콜릿 가게♡》
 
KP:케일럽이 말한 세 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습니다. 이 앞에서 기다릴 수도 있겠고, 혹은 남은 시간 동안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랜들은 이제 무엇을 할까요?
 
랜들 록스버그:흠⋯⋯.

랜들 록스버그

intelligence

보통

극단적성공
11vs.60
 
 
KP:연락 수단이 없으니 케일럽을 기다린다면 이대로 앉아 있어야 할 겁니다. (메타적으로: 바로 세 시로 이어집니다.)
다른 걸 할 시간이 있으니 무언가 해도 괜찮습니다. (메타적으로: 선언한 그대로 진행됩니다.)
 
랜들 록스버그:으음⋯⋯. (그때 시선이 누군가를 따라간다.)
다이앤, 여기 놀러 왔어?
 
다이앤 밀러:(아는 목소리에 고개가 돌아가는 것도 순식간이다.) 어라.
어라, 어라, 얼레, 얼렐레⋯⋯ 이게 누구야!
랜─들! (성큼성큼 걸어 온다.) 무슨 일이래!
 
랜들 록스버그:수업 쨌어. 어차피 나 N.E.W.T 응시 안 해서 별 말 안 하시더라.
겸사겸사 할 일도 없길래⋯⋯ 요즘 새로 오픈한 가게가 인기 장사 중이라고 하고.
그런데, (허니듀크 옆에 대성한 초콜릿 가게를 올려다본다.) 이건 너무 양심 없는 거 아냐?
듀크 아저씨 울겠다.
 
다이앤 밀러:아아, 저기! (팔꿈치로 툭, 하고 옆구리를 친다.) 뭐 어쩔 수 없지.
듀크 아저씨껜 죄송하지만, 지금까지 너─무 허니듀크 독점 체제였단 말이지.
내기할래? 발렌타인 시즌이 끝나고서도 저기가 대성할지, 그래서 허니듀크가 이대로 망할지.
 
랜들 록스버그:난 콱 망해버렸으면 좋겠는데, 저 가게.
그나저나, 다이앤. 남친 줄 초콜릿 사러 온 거야?
 
다이앤 밀러:얼레, 듀크 아저씰 그렇게 좋아해? 몰랐네엥.
그 아저씨 유부남이야. 포기해. 그리고 나이도 너무 많아.
(으쓱.) 조크는 여기까지. 초콜릿 사러 온 거 맞는데⋯⋯ 가게 문 닫았는데?
재고 부족, 인력 부족, 하여간에 뭐 이러저러한 이유로 잠깐 생산 작업에 들어갔대나 뭐래나⋯⋯ 허탕이야.
너는 여기 왜 왔는데? 듀크 아저씨 보러?
 
랜들 록스버그:이따 3시에 저 가게 다시 열리는 모양이던데.
랜킨이 저기서 아르바이트 시작했다고 꼭 보러 오래.
 
다이앤 밀러:으응? 아닐 걸.
안 그래도 아까 물었거든, 나는 겨우 시간 빼서 온 거라서.
그런데 직원이, 오늘까진 생산이랑 직원 교육만 하고 내일부터 정상 영업이래.
그거 그냥 세 시에 퇴근한다는 소리 아니⋯⋯, (깜빡.) 엥, 그런데 랜킨이 저기에서 왜 아르바이트를 해?
내가 아는 그 랜킨?
 
랜들 록스버그:네가 아는 그 케일럽 랜킨.
저기서 초콜릿 잘못 집어먹더니 완전 넋이 나갔어.
 
다이앤 밀러:으엑.
어떻게 넋이 나갔는데? 재미있겠다.
저거 먹으면 뭐, 맛이 가?
 
랜들 록스버그:그런 것 같은데?
아모텐시아랑 비슷한 것 같아.
그래서 루시한테 추궁했다니까, 거기 뭐 탔냐고.
 
다이앤 밀러:그래서, 뭐라는데?
뭐 탔대? 아니면 순전히 초콜릿의 힘이래?
 
랜들 록스버그:몰라. 그냥 정말 여기서 샀을 뿐이라고 하더라고.
후기 보니까 다 썩 괜찮게 사랑을 이룬 것 같긴 하더라, 유치하게.
 
다이앤 밀러:좋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은 무조건 저걸 사서 내 허니에게 먹여야겠군.
하지만 썩 괜찮게 사랑을 이루었다고 하면, 역시 잘 되어 마땅한 가게 아냐?
사랑을 이루어 주는 초콜릿이라니 로맨틱하잖니. 그런 이야기 안 좋아해?
 
랜들 록스버그:로맨틱⋯ 로맨틱하긴 한데.
⋯⋯아냐, 아냐, 아냐, 아냐. 다이앤, 그건 네가 안 겪어봐서 하는 소리라니까? 사람이 어딘가 맛이 가있다고.
 
다이앤 밀러:내 허니가 그런다면 무지 귀엽겠다.
 
랜들 록스버그:그런 게 진짜로 사랑이야? (랜들 록스버그가 사랑의 회의적인 이유는 합리적이다.)
(그까짓 가짜 사랑으론 사람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없다. 다이앤을 오묘한 눈으로 봤다.) 너도 참.
후플푸프에 저주술사 한 번 데려와서 해주해야 해.
단체로 이상해져 있다니까. 루시도 그렇고, 다아시도 그렇고.
 
다이앤 밀러:오, 랜디. 친애하는 내─ 가엾은 솔로 친구야. (양손으로 당신의 어깨를 텁, 잡는다.) 넌 짝사랑을 안 해봐서 그래.
그까짓 가짜 사랑으로 사람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없는 걸 누가 몰라? 몰라서 하는 게 아니야. 그래도 하는 거지.
왜냐하면, 간절하거든.
진짜 마음 같은 건 어차피 평생 내게 안 줄 테지. 그렇다면 상대를 맛 가게 해서라도,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을 넌 몰라.
진짜 사랑은 어차피 평생 얻을 길 없어. 그런데 마음의 충족이 중요하겠니? 당장 네가 나를 보게 할 수 있다는데!
 
랜들 록스버그:자길 돌아봐주지도 않는 사람을 왜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건데⋯?
⋯⋯아, 아니다. 그래, 아무튼 메커니즘은 알겠어.
하지만⋯ 이건 아니야. 저 가게가 어떻게 되든, 사람들이 그런 묘약을 사고 팔든 별로 내 알 바는 아닌데.
⋯하, 아니지. 씨발, 뭐가 내 알 바가 아니야? 나도 잘못하다간 받아먹고 헤롱헤롱거릴 뻔했는데.
해독제가 필요해.
구해와야 해⋯⋯ 케일럽 랜킨이 여기서 더 미친 짓 하기 전에.
 
다이앤 밀러:랜킨이 헤롱헤롱하면 좋은 일 아냐? (고개를 살며시 기울인다.) 걔 너만 보면 으르렁댔잖아.
귀찮게 구는 놈 치워 버렸다고 생각하면 안 되나?
 
랜들 록스버그:다이앤, 확실하게 말해둘게.
헤롱헤롱 나한테 달려드는 케일럽 랜킨이,
천 배, 만 배 더 귀찮아─!!!
 
다이앤 밀러:(다이앤 밀러가 소리 높여 웃었다.) 하하! 이건 진짜 웃겼다.
아! 이건 진─짜 웃기다! 진짜! 진짜로!
네가 그렇게 말할 정도라니, 사람이 얼마나 병신이 됐는지 궁금해지는데! (눈꼬리에 맺힌 눈물을 검지로 훔친다.) 알겠어.
해독제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찾는다면 네게 꼭 하나 갖다 줄게. 됐지?
 
랜들 록스버그:알겠어, 알겠어⋯.
야, 다이앤. 너도 남친한테 적당히 해.
그리고 너 정말 치마 안 가져갈 거야?
 
다이앤 밀러:아니, 그 치마 아직도 가지고 있었어? 버리라니까.
165 여자애 기준으로 딱 예쁜 기장으로 줄였으니까, 여자친구 생기면 입혀 보든가. (낄낄.)
 
랜들 록스버그:됐어! 무슨 변태도 아니고. (찔렸다!)
(그리고 다이앤에게 손 흔들어 보내준다. 잘 가.)
 
다이앤 밀러:왜? 다른 여자애 치마 입고 하는 거 엄─청 짜증나고 꼴리, 헉, 시간 다 됐다.
안녕! (따라 손 흔든다.) 화이팅! 랜킨이랑 힘내!
 
KP:세 시입니다. 다이앤은 사라졌고 이제 당신은 다시 혼자입니다. 무엇을 할까요?
 
랜들 록스버그:(곧바로 케일럽을 만나러 gogo.)
 
KP:케일럽을 만나러(ㅠㅠ) 갑니다. 허니듀크 옆에 위치한 《♡슈의 초콜릿 가게♡》의 뒷편입니다.
 
케일럽 랜킨:(마침 그는 뒷문 쪽에서 걸어 나오던 참이다. 사복 차림이고, 온몸에서 설탕과 초콜릿 냄새가 진동을 한다.) 헉.
진짜 와줄 줄 몰랐어. (발그레⋯⋯)
 
BGM : Eve - 心予報
 
랜들 록스버그:(코끝을 꽉 쥐고는 벽에 기대어 선다.) 안녕, 윌리 웡카.
초콜릿 만들기는 잘 되어가나?
 
케일럽 랜킨:로알드 달은 마녀를 잡아라The Witches가 제일 좋았어. (바짓자락을 문질러 편다.) 내일이면 열 수 있대.
오늘 하나 빼돌려 주려고 했는데⋯⋯ 잘 안 됐어. 매니저가 도끼눈을 뜨고 보고 있더라고. 미안.
 
랜들 록스버그:왜? 나도 초콜릿 먹고 헤벌레 했으면 좋겠어?
 
케일럽 랜킨:으응⋯⋯? (눈을 느릿이 깜빡인다. 그는 분노를 모르는 존재처럼 대답한다.) 그냥, 맛있는 초콜릿이었으니까.
널 줬어야 했는데 내가 대신 먹어 버려서,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초콜릿 때문이 아니라니까. (그는 어느새 당신과의 거리를 한껏 좁힌 채다. 조금 서운해 보이는 것 같기도?) 그건⋯⋯ 이를테면, 그냥 계기였을 뿐이지.
 
랜들 록스버그:(퇴로가 벽으로 가로막혀 까치발을 들어 조금 더 물러난다. 계기는 얼어 죽을⋯⋯.) 말한 적 없나.
나 단 거 별로 안 좋아해.
그때 그 초콜릿을 준 것도 그래서야. 그러니까,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밀었다.) 계기라고 생각했다면 접어.
 
케일럽 랜킨:(미는 대로 밀려난다. 뒤로 두 걸음. 케일럽 랜킨은 자신의 이마를 문지른다. 그러다 말았다.) 알지. 랜들.
칠 년째야. 너를 본 거. 발렌타인마다 나한테 초콜릿 줬잖아. 단 거 안 좋아한다면서⋯⋯.
그래도 이건 좋아하게 될 거야.
좋은 건 주고 싶어. 좋아하니까. 그런 거야. 내겐 중요한 일이야. 너는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깨달아야 해.
⋯⋯아! 나 아모텐시아 해독제도 구했어. (배시시.) 잘 했지.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 랜킨:잘 했다고 해줘⋯⋯.
 
랜들 록스버그:(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던 랜들 록스버그는 갑자기 쭈그려 앉더니⋯)
(무언가 집어서 케일럽 랜킨 머리통 위에 올려놓는다.)
(지렁이다.)
 
케일럽 랜킨:(케일럽 랜킨은 가만히⋯⋯ 있었다. 당신이 무엇을 하는 건지 잘 몰랐고, 기실은.)
(당신이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려는 것인 줄 알았다. 깜빡. 깜빡⋯⋯)
⋯⋯.
으, 아? 아아? 우와? 우와아악?
우와아아아아? 으아? 아? 헉? 어? 헉, 으아, 헉, 지렁, 으아? 어? 어.
(입 떡 벌리고 잠깐 가만히 서 있다가 머리 세차게 흔든다.) ─지렁이!?
왜!?
 
랜들 록스버그:좋은 건 주고 싶어. 좋아하니까.
그런 거야. 내겐 중요한 일이야. 너는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깨달아야 해.
내가 주는 거 좋아하게 될 거야.
좋지 않았어? (진눈깨비가 묻은 손바닥 턴다.)
 
케일럽 랜킨:좋은 것이라서 준 거야?
 
랜들 록스버그:그렇다고 하면?
 
케일럽 랜킨:(대답하는 대신에 케일럽 랜킨은 몸을 숙인다.)
(머리를 흔들어 떨어뜨린 지렁이를 주워 올린다.) 간직할게.
이름도 지을 수 있어. 뭘로 해 볼까?
 
랜들 록스버그:⋯⋯⋯.
먹어봐, 그럼.
 
케일럽 랜킨:⋯⋯.
진짜?
 
랜들 록스버그:할 수 있으면.
 
케일럽 랜킨:(잠시간 머뭇거린다.) ⋯⋯.
나 이거 먹으면 뭐 해줄 거야?
 
랜들 록스버그:할 수 있다는 듯이 말하고 있네.
(코웃음 친다.) 내놔. 무리하지 말고.
 
케일럽 랜킨:뭐 해줄 거냐고.
 
랜들 록스버그:내놓으라고. (손 내밀었다.)
 
케일럽 랜킨:나 먹을 수 있어. (손을 오므린다.)
뭐 해줄 거야? 나 세 번 말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해⋯⋯.
그래도 넌 괜찮아. 나 너 진짜 좋아하나 봐.
 
랜들 록스버그:아무것도 안 해줘. 사랑이란 게 원래 그렇잖아.
노력한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노력한다고 당연하게 보상이 따라오지 않고⋯⋯.
애꿎은 지렁이 괴롭히고 삼켜봤자 내가 네게 사랑에 빠진다는 보장도 없어.
그래도 할 거야? 왜?
 
케일럽 랜킨:좋아해.
좋아해서 해 주고 싶어.
하라는 건 하고 싶고, 해달라는 건 해 주고 싶고, 그래서⋯⋯
내가 네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걸,
네가 무엇을 해도 나는 용서할 수 있으며 나아가 진실로 찬동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어.
그래서 할 거야. 이게 아니야?
 
KP:이쯤 랜들, 강제 정신력 판정!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power

보통

어려움성공
28vs.70
 
 
개소리입니다. 정말 그렇다면 왜 돌려받고 싶어 안달난 표정을 하고 있는데요?
 
당신은 틀린 바 없습니다. 보답을 바라지 않는 사랑이 있나요?
 
케일럽은 '헌신적으로' 굴고 있습니다만, 정말로 저 상태로 끝날 수 있을까요?
 
랜들 록스버그:(그래서 랜들 록스버그는 그가 진짜로 입을 벌리고 지렁이를 밀어 넣는 호러 영화의 한 장면을 보기 전에,)
(그것을 낚아챘다.) 작작 좀 해.
넌 내 말을 조금도 진지하게 듣고 있지 않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 자신을 위해서 오기를 부리는 거야.
넌 네가 얼만큼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 뽐내고 싶어하는 거지, 나를 전혀 사랑하고 있지 않아. 등신, 머저리, 멍청이야.
 
케일럽 랜킨:아. (시선이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온다. 그는 분명 "그렇게 말하면 속상해," 따위의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그러나 하지 않는다. 조금은 상처받은 얼굴이고, 그러나 여전히 흐물흐물 풀린 표정이라 그다지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넌⋯⋯,
(그리고 잠시간 정적이었다. 입을 다물고 고르고 골라 뱉은 단어라는 게,)
바보야. (진심?)
받고 싶은 대로 사랑하는 게 뭐가 나빠. 나는 네게 좋은 걸 해 주고 싶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건 이거야. 전부 해 주기. 무엇이든.
아니야?
 
랜들 록스버그:(사실 이쯤에서 그렇겠냐고 되받아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이유는, 당신도 알다시피 내가 그 전부 해주기. 무엇이든. 의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의 모습은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핏줄이라는 이유로 그 노고가 당연해졌고⋯ 그러므로,)
(조건이 전제되지 않은 이 사랑이 기괴하게만 느껴진다.)
(네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을수록, 원한 적 없는 사랑의 조건을 입증하기 위해⋯ 나 자신이,)
(잔뜩 초라해져서⋯) 뭐래.
네 까짓게.
적당한 기분에 취해서 되는 대로 떠벌리는 주제에 무엇이든 같은 소리 들먹이는 거 존나 같잖아.
네 사랑이 나를 괴롭혀⋯⋯ 하, 결국 진지하게 말해버렸잖아.
네가 말을 안 들어 처먹으니까!
 
케일럽 랜킨:나⋯⋯,
중요한 게 어디에 있는지를 몰라. 내 방은 엉망진창이니까. 쓸데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찾을 수가 없어.
공부도 그렇지. 너희는 다 아는 것들을, 집안에서 배우고 익혀 온 것들을 나는 헤집고 또 헤집어야 해. 그러지 않으면 알 수 없어. 이해할 수가 없어. 나는 잡종이니까.
그렇게 방대한 양의 쓰레기를 파헤쳐서 간신히 중요한 걸 찾아내는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문득⋯⋯
문득⋯⋯ 나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기분이 되고, 그러면 참담해지는데⋯⋯ 왜냐하면 나는 낭비할 정도로 여유롭지 않으니까,
그런데 너를 위해 내 인생을 낭비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 (초콜릿 냄새.)
괴롭힘이라고 생각하지 마. 시키는 대로 할게.
적당한 기분에 취해서 너를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줘. 같잖게 봐도 된다니까⋯⋯
나 돌려받을 걸 기대하지 않아⋯⋯ 응?
중요한 건 너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랜들 록스버그:(초콜릿 냄새.)
(양볼이 잔뜩 상기된 채로 세레나데를 외우는 소년과 그 손에 들려있는 사랑의 묘약 해독제.)
(그런 와중에도 잡종 주제에⋯ 같은 생각 해버리고 마는 것이 순수함의 결실이라는 것이다.)
(손에 들려있는 해독제를 빼앗는다.) 네 말은 그러니까⋯
네 쓰레기 같은 인생을 나한테 버리겠다는 거잖아.
(사랑의 묘약의 뚜껑을 딴다.) 씨발 진짜⋯ 애미애비 없는 패륜아라고 진짜 아무나 덤비네.
(묘약에서는 달큼한 포도주향이 난다. 그것을 한껏 머금고는 케일럽 랜킨의 얼굴을 닥치는 대로 잡고 맞붙는다.)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뜬다. ⋯⋯내 첫키스!)
(해독제를 입과 입으로 끝까지 밀어 넣는다. 생애 단 한 번뿐이 퍼스트키스가 타액과 묘약에 섞여 질척 질척⋯ 끔찍한 감각을 낳고 만다.)
(그리고 떨어졌다. 우웩.) 우리 부모님이 날 위해 막대한 재산을 남기고 떠나신 건 순전히 나를 아낄 수 있도록 한 거야⋯⋯.
그 사이에 네가 끼어들 틈은 없어⋯ 짜증 나게.
 
케일럽 랜킨:(빼앗긴다. 뚜껑을 비틀어 따는 당신을 보며 그는 너 내 목을 그렇게 비틀고 싶지?라 물으려다가─기실은, 그냥 말하려다가─관둔다. "에미 애비 없는 패륜아라고⋯⋯" 뭐 그런 말을 들은 것도 같다. 케일럽 랜킨은 네 쓰레기 같은 인생이라는 폭언보다도 그 말에 반문하고 싶었는데,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입술이 겹쳐져 버리고 말았다.)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것은 그의 첫키스가 아니다.)
(그래서 케일럽은 반사적으로 랜들의 입술을, 혀를 감쳐물었다. 팔로 목을 감고 고개를 조금 비틀어 코끝이 부딪히지 않게 한다.)
(건물 옆이었으므로 이곳엔 그림자가 고여 있다. 덕분에 둘은 독립된 개인보다는 두 개의 덩어리 쯤으로 보였으므로, 누군가 본다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연인 간의 키스씬 정도를 상상할 법했다.)
(그래서 케일럽은 기쁘다. 케일럽은⋯⋯)
(기쁘다.)
(당신은 고개를 물린다. 헛구역질을 한다. 당신의 목덜미에서 그의 팔이 미끄러지고, 그는 한참을 들고 있었던 반작용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짝사랑하는 사람과 키스한 탓에 혼곤해져, 자신이 무언가를 마셨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어⋯⋯,
어, 어어. 어⋯⋯, 아, 잠깐, 잠시만⋯⋯.
(귀끝까지 시뻘겋다. 그는 입을 헤 벌린 채고 말을 더듬는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해독제를 전부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KP:랜들, 강제 지능!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intelligence

보통

어려움성공
23vs.60
 
 
저 표정.
 
저 몸짓. 태도. 얼굴.
 
가느다랗게 떨리는 목소리, 다홍빛이 되어 버린 귀.
 
아모텐시아 따위가 아닙니다.
 
무언가 '다른' 약물에 취한 상태이거나, 정말로 당신을 사랑해 못 견디겠거나,
 
혹은 둘 다거나.
 
KP:첫키스만 날렸네요! 완전 허탕입니다. 이성치 체크ㅋㅋ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sanity

보통

16vs.70
 
 
KP:1점 차감. 각오한 일입니다.
 
랜들 록스버그:(해독제라고 가져온 것 안에서 초콜릿 가향 냄새가 난다.) ⋯⋯.
(문득 케일럽 랜킨의 어깨 너머를 바라본다.)
(시즌제 이벤트에 혈안이 된 그 초콜릿 가게! 장사치들은 매출만 잡히면 무슨 짓을 해도 그만이다.)
(⋯⋯분명 이거 때문이야! 확실히!) 나 안에 들어갈래.
 
케일럽 랜킨:(그는 여전히 당신의 목을 양팔로 끌어안은 채다. 놓을 생각 없는 듯?) 안 돼⋯⋯ 문 닫았어. 매니저님 바쁘셔.
그나저나 우리⋯⋯
 
랜들 록스버그:아 짜증나
 
케일럽 랜킨:난 좋아 ♡
 
랜들 록스버그:(잔뜩 밀착한 어깨를 쭈우우욱 밀어 떨어트리려고 한다.)
한 가지 말해둘게.
나 여자 좋아해.
 
케일럽 랜킨:여기에서 변해 달라고? 그건 좀⋯⋯ (부끄 ////)
아직 세 시밖에 안 됐는데 호그스미드 구경은 어때? (얼굴에 적힘: 헉. 완전. 사귀는 것 같아.)
 
랜들 록스버그:아니, 아니.
너 내 타입 아니라고. 알아들어.
 
케일럽 랜킨:아니, 아니.
나 변신술 O라고.알아들어.
 
랜들 록스버그:너 진짜 나 위해서 뭐든 할 수 있어? 좋아해서?
 
케일럽 랜킨:뭘 더 어떻게 하면 믿어 줄래⋯⋯? (눈에서 하트 퐁퐁)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 랜킨: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랜들 록스버그:(케일럽 옆으로 치운다.)
 
케일럽 랜킨:네 타입으로 변신하면 그만이잖아? 랜들, 뭐가 문제라는 으아아
(다시 돌아온다.) 밀지 마!
 
랜들 록스버그:(그리고 성큼성큼 뒷문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KP:랜들은 케일럽을 밀고 성큼성큼 걸어 가서 가게의 뒷문을 통해 들어 가려고 했습니다만⋯⋯
이런, 케일럽의 말이 사실이군요! 가게의 문은 굳게 닫혀 걸어잠겨 있습니다. 못 들어가겠어요.
 
케일럽 랜킨:안 된다니까. 내일 영업 재개하신댔어. (슬그머니⋯⋯ 와서 팔짱 낀다.) 내일 다시 오자, 응?
 
랜들 록스버그:(랜들 록스버그는 징글징글하다는 얼굴이 되어 케일럽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우긴다!) 뭐든지 다 해준다며! 거짓말쟁이야.
 
케일럽 랜킨:헉.
(귀엽다 ♡ 고 생각함.) 그건 내가 어떻게 못 해줘, 나 열쇠가 없어. 나도 너무너무 해 주고 싶은데⋯⋯.
(약간 시무룩해졌다가,) 앗, 혹시.
초콜릿이 먹고 싶은 거면 내가 사 줄게.
아니면 만들어 줄까? (하트 퐁퐁) 역시 만들까?
 
랜들 록스버그:됐어. 흥미 식었어, 나 갈 거야.
그리고 좀 떨어져줄래? 진짜 사귀는 줄 알잖아, 사람들이.
 
케일럽 랜킨:⋯⋯!
 
랜들 록스버그:너 배 누르면 사랑한다고 하는 곰인형이냐?
 
케일럽 랜킨:눌러 볼래? 알라뷰, 해 줄게.
 
랜들 록스버그:(배 쿵하고 때렸다!)
 
케일럽 랜킨:켁, ⋯⋯, (어쨌건 통각은 그대로다. 케일럽이 양손으로 제 배를 감싼 채 허리를 꺾는다.)
아, 아야⋯⋯.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가,)
⋯⋯알라뷰. (말했다.)
(말했다, 이 자식.) 근데 다음부턴 좀 살살.
NEWT 수업 듣는 거 없지? 난 다 뺐어. (♡)
 
랜들 록스버그:방금 곰인형 이야기는 비꼰 거거든?
⋯⋯수업 들으러 갈 거야.
너랑은 말이 안 통해서 싫어.
 
케일럽 랜킨:듣는 것도 없잖아.
하지만 알겠어. 나 네가 하자는 건 다 하고 싶어. (♡) 나 대신 들어갈래?
 
랜들 록스버그:죽으라고 하면 죽겠다?
 
케일럽 랜킨:(우선은 호그와트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듣고 싶으면 나 대신 들어가, 랜들.
그래 줄까?
 
랜들 록스버그:(양손을 망토 겉옷 주머니 안에 처박고 뒤따라 걷기 시작한다.)
(불만을 표현하듯 발을 쿵쿵쿵 구르면서.) 네 헌신은 너무 기괴해.
생각도 하지 않고, 통증도 마비돼서⋯⋯ 본능으로만 움직이는 생명체 같아.
나는 인간이라서 그런 생물에게 사랑을 느낄 수 없어.
 
케일럽 랜킨:나는 받고 싶은 대로 사랑하고 있어.
무엇을 해도 괜찮다고 하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편을 들어 주고, 해 달라는 건 뭐든 다 해 주고⋯⋯
무엇이든.
세상이 끝나는 한이 있더라도 내 편을 들어 줄, 뭐 그런 사람 있잖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아니라면 노력해 볼게. 음, 그래서 역시 내 수업엔 안 들어갈래?
 
랜들 록스버그:그러니까, (뒤에서 손을 뻗어 케일럽 랜킨의 뺨을 잡아 뒤로 살짝 꺾었다.)
나는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아. (눈이 마주친다.)
너는 아무것도 받아갈 수 없어. (애처로운 눈길이다.)
 
케일럽 랜킨:(그러자, 케일럽 랜킨은 뺨이 눌려 살짝 뭉개지는 발음으로.)
기대 안 했어⋯⋯. (하고 말하고서,)
너 사랑해본 적 없잖아. (아주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처럼 웃었다.)
받아본 적밖에 없는 사람에게 뭘 기대하겠어. 나는 네가 그래서 좋아.
(너를 위해 내 인생을 낭비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 너는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 같거든.
 
랜들 록스버그:(이런 사람을 왜 좋아하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한 발 늦었잖아⋯⋯.)
(기실 케일럽 랜킨은 매 순간 말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 사태가 그에게 특별히 답답한 상황은 아니었다. 단지 랜들 록스버그엔 선택권이랄 게 없어서,)
(벽에다 대고 변명하는 버릇을 만들었다.) 사랑하고 싶었어.
받아본 적 밖에 없다고 돌려주는 방법을 모르진 않아. 오히려⋯⋯.
내가 너보다 사랑을 어떻게 돌려줘야 할지 잘 알아.
⋯그리고 이 경우는 그냥 되는 대로 사지를 찢어주는 거니까 무효야. (붉은 머리통에 살짝 기대었다 떨어진다.)
그런 건 그냥 자해라고.
전혀 기쁘지 않아.
나를 같잖게 만들고 있어, 네 모든 선택이.
 
케일럽 랜킨:(케일럽은 비로소, 멈추어 섰다. 완전히 몸을 돌린다.) 있지, 랜들.
질문을 하나 할게. 잘 생각해 봐⋯⋯
어떤 여자가 바람을 피웠어.
남자는 심부름센터를 고용해서 그 여자의 뒤를 좇았고, 마침내 그녀와 내연남의 동침 현장을 급습했지.
내연남은 목욕 가운 차림으로 허겁지겁 도망치고, 남자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다가 나가 버려서, 이제 이곳에 남은 건 사설 탐정과 바람 현장을 들켜 버린 여자뿐이야.
사설 탐정이 물어. 진부하게⋯⋯ "왜 그러셨나요?" 하고.
뭐라고 대답할래?
 
랜들 록스버그:(고개를 들었다가 돌아온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어.
 
케일럽 랜킨:이건, 이를테면.
사랑이 무어라고 생각하는지를 돌려 묻는 질문이지.
분명 사랑해서 만났을 텐데, 여전히 사랑할 텐데, 왜냐하면 사랑은 소멸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왜 바람을 피우지?
왜일까? 왜 그랬을 것 같아?
 
랜들 록스버그:그러니까, 내가 바람난 여자의 마음까지 유추해야 하는 거야?
⋯⋯아니, 오히려 난 이해가 안 되는데.
사랑이 왜 소멸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케일럽 랜킨:당연히 소멸하지 않지⋯⋯.
네게 건넨 만큼의 마음을 어떻게 없애⋯⋯ 내 것이 아닌데.
 
랜들 록스버그:넌 사랑이란 물성 자체를 이해 못 하고 있는 것 같아.
건네준 사랑은 영원불멸하더라도, 그 건네준 사람은 변해.
기억은 희미하고, 사람은 언젠가 죽지. 소중했던 물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
(랜들 록스버그는 언제까지나 절대적인 사랑을 받을 줄로만 알았다. 그것이 자신의 특권이라고 여겼고. 몇 걸음 걸어 당신을 보란 듯이 지나쳤다.)
그 여자는 분명 이렇게 말했을 거야. "그는 아무래도 좋은 남자예요."
웃기는 여자지.
원래 사람은 자기 빼고는 전부 다 아무래도 좋거든.
그러니까, 사랑도 웃긴 거고⋯⋯.
 
케일럽 랜킨:나는 안 변해.
내 사랑도 안 변해. 왜냐하면,
왜냐하면 내 핏줄에 진흙이 대신 흐른다는 사실이 달라지지 않거든⋯⋯.
("네 쓰레기 같은 인생을 나한테 버리겠다는 거잖아.") 너에게 버리고 싶은 쓰레기 같은 인생이 내게 주어졌다는 사실도,
그 주어짐이 앞으로도 바뀔 수 없을 거라는 사실도, 그래서 늘 견딜 수 없다고 느낀다는 사실도.
내 생각은 달라. 그 여자는 분명 이렇게 말했을 거야. "여전히 그를 사랑해요. 단지,"
"차마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가 채워 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마음에 빈틈이 없으면 사랑을 안 해. 외롭지도 살 붙일 사람이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이 사랑을 왜 해. 그러니까,
나는 해결될 일 없는 빈틈을 안고 태어나서, 이대로 살 거라서, 이대로 살 수밖에 없어서 변하지 않을 수 있어.
변할 수 없어.
합리적이지? ⋯⋯, (깜빡.)
변신술 수업 시간이겠다. 들어가자. 너도 NEWT 변신술을 들으면 여우로 변신하는 법을 배우게 될지도 모르잖아.
나 네 방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돼?
 
랜들 록스버그:사랑은 빈틈을 채워주는 기적이 아니야.
(사랑이 마법 같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마법이 대단한 기적이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랜들 록스버그가 기적을 당연하게 쥐고 난 마법사였으므로.)
곧 너도 그 핏줄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이건 글쎄.)
⋯⋯변신술 재미없어.
여우로 변해서 뭐 어쩔 건데?
그리고.
그런 거짓말은 왜 한 거야?
래번클로 기숙사 멀쩡하대. 네 방으로 돌아가.
 
케일럽 랜킨:나도 알아.
그래도 지금 자살할 수는 없잖아⋯⋯
나는 초등학교도 중퇴하고 호그와트로 왔는데⋯⋯ 내가 지금 자살해도 내 시신은 분명 다시 친애하는 랜킨 패밀리에게로 인도될 텐데⋯⋯.
어느 날 사라진 그 집 차남이, 어린 나이에 시신으로 돌아왔는데 도대체 실종 기간 동안 뭘 하고 살았는지 알 길이 없다고 하면, 내 가족이 뭐가 되겠어⋯⋯.
그러니까 살아야지. 대학교 졸업장 딸 때까지는. 나는 이곳 사람이 아니고, 그러므로 이곳에서의 시간은 없던 것으로 치부될 테고.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채 죽을 수는 없으니, 스물다섯까진 살아야 해.
변신술 재밌는데.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나 진짜 돌아가?
 
랜들 록스버그:⋯⋯⋯.
그래. 한 번 들어보지, 뭐.
언제 내가 사람을 죽이고 다른 사람인 척 위장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잔뜩 비아냥거리고는 곧바로 걸음을 옮겼다.)
 
호그스미드에서 호그와트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운이 좋게도─좋게도?─변신술 수업 시간입니다. 당신은 처음으로 N.E.W.T. 과정에 해당하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기대하지도 않았겠지만 수업은 아주 길고⋯⋯ 정말로 지루했습니다.
 
케일럽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여전히 당신의 방에서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었으며.
 
그렇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하루가 저물 즈음에 당신은 너무나도 피곤해져,
 
무언가 해결하지도 외면하지도 못한 채 즉시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세상이 불로 뒤덮여 있습니다.
 
탄성인지 비명인지 모르겠는 소리가 온 사방에서 진동합니다.
 
환희와 고통이 뒤섞이고 쾌락과 절망이 뒤섞입니다.
 
검붉은 피가 강처럼 흐릅니다. 하늘엔 만월이 떠 있고 세상은 온통 어둡습니다.
 
당신은 더 이상 지구에 아침이 찾아 오지 않을 것임을,
 
이것이 종말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축복받은 운명을 경배하며,
 
이대로 그것의 아이이자 일부가 되어서⋯⋯
 
⋯⋯랜들은 눈을 번쩍 뜹니다.
 
온몸이 식은땀에 흠뻑 젖어 있고, 어쩐지 눈앞이 핑 돕니다.
 
케일럽 랜킨:(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머리맡에 턱을 괸 채 꾸벅꾸벅 졸고 있던 케일럽 랜킨.)
(덩달아 번쩍 눈을 뜬다.) 헉.
랜들? 일어났어?
 
랜들 록스버그:⋯⋯⋯. (식은땀이 주룩 하고 흘러내렸다.)
(원체 꿈을 잘 꾸지도 않는 체질인 만큼⋯ 깊게 잠들어 잔상이 남아버린 악몽에 약하다.)
케일럽⋯⋯ 랜킨?
 
케일럽 랜킨:케일럽⋯⋯ 랜킨.
(손이 당신의 뺨에 닿는다. 차갑다.) 열 나는 것 같아.
너 이렇게 늦잠 자는 거 처음 봐⋯⋯ 지금 두 시 반이야.
아파?
 
랜들 록스버그:안 좋은 꿈⋯ 꿔서⋯⋯.
별 거 아니야. 손 떼.
 
케일럽 랜킨:(금방 손을 물린다.) 아파 보여.
병동 데려다 줄까? 얼굴이 창백하고 헤쓱해. 핏기가 하나도 없어.
 
랜들 록스버그:미안하지만 그건 원래 그렇게 생겼어. ⋯⋯.
물 한 잔만⋯ 토할 것 같아.
 
케일럽 랜킨:(아씨오, 하자 금세 유리잔이 손에 날아든다. 지팡이로 한 번 두드리기만 하면 물이 찬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간단하게,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마법처럼.)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꼭 그와 같다.) 역시 병동 가는 게 좋겠는데.
정말 안 데려다 줘도 돼? 나 너 데려다 줄 시간 정도는 있어.
 
그건 거짓말입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가 세 시부터라고 했잖아요?
 
랜들 록스버그:말 걸지 마. 머리 울려. (받아 든 잔을 들이켠다.)
아르바이트는 어쩌고 태평하게 여기서 이러고 있어?
 
케일럽 랜킨:네가 더 중요하니까.
(그리고선 합 입을 다문다.)
 
랜들 록스버그:그러다 잘릴걸.
 
케일럽 랜킨:나 말 해도 돼? (입모양으로 벙긋벙긋.)
 
랜들 록스버그:(입술 당겼다가 놔버린다.)
 
케일럽 랜킨:으브.
 
랜들 록스버그:징그러워.
말 해.
 
케일럽 랜킨:괜찮을 것 같은데. 어차피⋯⋯ (고개를 우로 기울인다.)
오늘까지만 판매하면 모두 끝이라고 말하는 걸 얼핏 들었거든.
아무튼 오늘은 나가야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선다.) 수프는 협탁 위, 좀 식었겠지만. 예언자 일보는 혹시 읽고 싶을까봐 한 부 가져왔고, 다른 애들한테 부탁도 해 놨어. 네가 계속 아프면 도와 달라고.
잘 했지.
 
랜들 록스버그:다른 애들한테 부탁한 거면 네가 여기 머물 필요도 없잖아.
 
케일럽 랜킨:너 진짜 내가 있는 거 싫어하는구나. (웃는다.)
(옷자락이나 탈탈 털었다.) 알겠어. 갈게.
해피 발렌타인. 초콜릿은 저녁에 갖다 줄게⋯⋯ 진짜 맛있다니까. 안 좋아하는 건 알지만⋯⋯.
 
랜들 록스버그:(그 모습을 한참 구경만 하고 있더니,) 지금 가지러 가는 거야?
같이 가. 나도 어차피 일어나려고 했으니까.
 
케일럽 랜킨:(흘끔 돌아본다.) 병동 안 가?
 
랜들 록스버그:아프지 않아.
말했잖아, 그냥 안 좋은 꿈 좀 꿨을 뿐이라니까.
가서 엄살부리기 싫어. 이제 애도 아니고.
(일어나서 교복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마지막은 매년 새로 맞추는 망토다.)
 
케일럽 랜킨:너 처음 봤을 땐 애였는데. (서서 기다린다. 당신이 새로 맞춘 망토를 두르고 완전해질 때까지.)
신기하다.
 
랜들 록스버그:너도 애였어. 고작 마법에 눈이 벌게지는.
신기할 것까지야. (옷자락을 턴다.) 가자.
 
케일럽 랜킨:지금도 그래. (한번 더 웃었다.)
 
다시 호그스미드.
 
갈색 간판과 진한 분홍색으로 페인트칠이 된 복고풍 나무 건물.
 
발렌타인엔 여자가 선물하는 것이 정석이라던데, 효력이 있다는 소문 탓인지 가게 안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사람이 가득합니다.
 
방문한 사람 누구나가 분홍색에 하트가 잔뜩 그려진 작은 쇼핑백을 들고 나섭니다.
 
코가 마비될 것 같은 초콜릿 향을 뚫고 사람들의 고성이 오갑니다.
 
"여기 계산해 주세요!"
 
"저기요, 밀치지 마세요!"
 
"잠시만요, 저 이것도 담을래요!"
 
⋯⋯같은 소리와 함께 웅성이는 가게 내부를 보고 있자면, 케일럽은 벌써 카운터에 있습니다.
 
엄청나게 팬시한 앞치마를 입은 채 계산을 하고 있어요.
 
참고: 작은 양과 염소, 토끼가 프린팅된 흰 프릴 앞치마입니다.
 
모두 눈에서 하트를 뿅뿅 내보내고 있고, 털을 땋아 분홍색 리본으로 묶었습니다.
 
구려!
 
케일럽 랜킨:(구린 앞치마를 두른 채 허겁지겁 다가온다.) 랜들, 잠시만. 초콜릿 따로 챙겨줄게. 지금 가게가 너무 바쁘, 헉, 잠시만요⋯⋯.
(하고 다시 카운터로 가 버렸다.)
 
매니저:(그리고 그 자리를 꿰찬,) 어머, 안녕하세요!
(손짓한다.) 케이 친구?
 
랜들 록스버그:(떠밀려 사라지는 케일럽 랜킨의 인영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케이'.)
(징그러워⋯) 네?
 
매니저:친구 아니에요? 방금 같이 있었잖아. (케일럽과는 조금 다른 디자인의 유니폼이다. 명찰에는,)
 
카브리타:아, 아니면.
혹시 그 사람인가? 케이에게 초콜릿 줬다던?
(검은 긴 머리를 빈틈없이 모아 아래로 묶었다. 엄청나게 팬시한 화장을 하고 팬시한 유니폼을 입었으며, 굉장히 온화해 보이는 여자.)
(초콜릿이나 사람 마음을 가지고 장난 칠 여자로는 안 보인다.)
 
랜들 록스버그:아, 네⋯ 주고 싶어서 준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됐어요.
랜킨이 당신에게 그런 얘기를 했나요?
 
카브리타:물론이죠!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설명하기론 엄청나게 착하고, 다정하고, 잘 웃어 주고, 잘 놀아 주고, 사랑에 빠질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하던데.
어째 얼굴이 굳었네. (살며시 웃는다.) 가게 안에 사람이 너무 많죠?
 
KP:이쯤에서 카브리타에 대한 정보를 더 원한다면 지능이나 자료조사 판정도 OK.
 
랜들 록스버그:(문득 코웃음 쳤다.) 수식어 웃겨⋯⋯.
직접 보니까 어때요?
그 단어들이 어울리는 사람 같나요?

랜들 록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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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67vs.65
 
(행깎 두가자)
 
KP:오 ㅋㅋ 행운 2점 차감.
당신은 저 얼굴을 호그와트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호그스미드에서, 허니듀크의 바로 옆에서 장사를 하고 있고, 나이가 그렇게 대단히 많아 보이지 않는데도.
나이가 일곱 살 이상 차이나거나, 드문 경우지만 홈스쿨링을 했거나, 혹은⋯⋯
마법사가 아니거나?
 
카브리타:진짜건 아니건, 사랑에 빠진 사람에겐 다 그렇게 보이는 법이죠. (이 즈음 당신은 눈치챘을 것이다. 묘하게 명확한 대답을 피하고 있다.)
아무튼, 얼굴 봐서 반가워요! 궁금했어요. 뭐 하는 사람인지⋯⋯ 아.
친구, 그나저나. (목소리를 낮춘다.) 혹시 지금 바빠요?
 
랜들 록스버그:그런 건 대체로 착각이라고 하고요. (아무 사감 없이 중얼거렸다.)
바쁘진 않은데⋯ 왜?
 
카브리타:안 바쁘면, 우리 좀 도와줄 수 있나 싶어서. (고개를 까딱인다. 누구 한 명 밟혀 죽을 것 같을 정도로 바글바글한 인파, 사람들, 카운터엔 케일럽 혼자.)
말도 말아요! 발렌타인 당일이라 그런가. 이러다 치여 죽겠어요!
 
랜들 록스버그:아⋯ 그런데 제가 일은 안 해봐서요.
 
카브리타:응, 아르바이트도 안 해봤어? (눈 동그랗게 뜬다.)
 
랜들 록스버그:응, 아르바이트할 일이 없었거든요.
애초에 쟤는 왜 여기서 일하게 된 거야?
 
카브리타:도련님이네! (까르르.) 어쩐지 부티가 난다 했어요.
케이는─ 글쎄요, 슈와슈와 ♡ 초콜릿 여기에서 파냐고 찾아 오더니.
가게에 저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니까 갑자기 자기가 도와줄 수 있다고 하던데요. 후후.
사랑에 빠지면 사람이 참~ 온순해져요, 그렇죠?
참고로 슈와슈와라는 이름은 제가 지었어요! 귀엽지 않나요?
 
랜들 록스버그:걔는 진짜 사서 고생을 하는 타입이네.
알겠어, 좀 도와줄게요. 랜킨 혼자 저러고 있는 것도 안쓰럽고⋯⋯. 일 그렇게 잘하진 않겠지만.
그런데 카브리타, 어디 사람?
 
카브리타:응? (헤죽.) 영국 사람.
그─게 문제가 아니죠. (그녀가 말을 잘랐다. 당신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 자, 자!
그럼 유니폼을 입어야지! (냅다 당신의 손목을 잡고, 카운터 안쪽으로 끌어들이더니⋯⋯)
(케일럽과 세트인 듯한 엄청나게 팬시하고 구린 앞치마 유니폼 떠안겨 준다.)
자, 자! 직원실 안에서 입으면 돼요! 2번 락카!
 
랜들 록스버그:(⋯⋯팬시하고 구려.)
(직원실 안에서 앞치마를 둘러매고-리본이 제대로 안 묶였다-, 소매까지 걷어붙이고 안을 둘러다 본다.)
 
건물 자체를 막 지은 걸까요? 직원실 안에선 새로 칠한 페인트 냄새가 진동합니다.
 
KP:랜들, 직원실입니다. 철제 락커 세 개와 잠시 앉기 위한 나무 의자, 벽에는 작은 나무 칠판.
구석에는 연락장이라고 써있는 노트 한 권이 있습니다.
 
랜들 록스버그:(철제 락커가 왜 세 개나 있는 거야? 겁도 없이 하나씩 열어본다.)
 
KP:첫 번째 락커에는 방금 전까지 봤던 옷이 얼기설기 걸려 있습니다. 케일럽의 것입니다.
두 번째 락커는 당신이 막 쓴 것이고요,
세 번째 락커는 텅 비어 있습니다─강제 관찰!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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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62vs.65
 
 
KP:수첩 한 권이 구석에 놓여 있습니다. 이전 아르바이트생이 두고 간 것일까요?
 
랜들 록스버그:(수첩을 꺼내서 확인한다.)
 
작은 다이어리입니다. 과제 일정이나 본 영화에 대한 이야기, 맛집에 대한 감상이나 약속 등 여러 가지가 체크되어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적힌 메모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맨 마지막 메모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납니다:
 
아무래도 걔 뿐이야. 루이스는 필요 없어.
 
맨 처음 정성스럽게 적혔을 루이스라는 이름 위엔 붉은 펜으로 박박 그은 줄이 난잡합니다.
 
다이어리 마지막 장에서 무언가 툭, 떨어집니다.
 
누군가와 찍은 사진을 불에 태우고, 그것도 모자라 갈기갈기 찢어두기까지 했습니다.
 
KP:원한다면 지능?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intel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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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58vs.60
 
 
KP:맨 마지막 글은 바로 2월 13일자의 메모입니다.
어쩐지 알바생 교체 주기가 너무 빠르지 않나요?
 
랜들 록스버그:(랜들은 그대로 수첩을 덮어, 캐비닛 안에 다시 던져 넣다시피 돌려놓는다.)
(랜들 록스버그는 촉이 좋았고, 더 읽을 필요가 없는 내용이었다. 그대로 칠판 앞으로 간다.)
 
KP:아르바이트생의 타임 시프트가 표시되어 있는 칠판입니다. 그 옆에 안내사항이 붙어 있습니다.
 
《슈와슈와♡아르바이트 지침서》
 
랜들 록스버그:(녹은 쇳물 같은 소리하고 있네~~~~??)
(연락장으로 걸음을 옮긴다.)
 
《슈와슈와♥아르바이트 연락장》 (이 구린 상표명 언제까지 밀 건가요?)
 
KP:아르바이트생끼리의 전달사항이나 사소한 잡담, 메모 등이 적힌 연락장입니다.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입니다만, 아까 전의 메모를 본 당신은 한 가지 사실을 눈치챕니다.
이 가게에 들어왔던 아르바이트생들은 꾸준한 간격으로 일을 관뒀으며, 떠난다는 소식조차도 제대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모든 인수 인계는 다음 사람이 “오늘부터 A씨의 후임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 인사하는 식으로 끝나고, 떠난 아르바이트생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습니다.
마치 사라져버린─실종된─것처럼요.
 
랜들 록스버그:(작업실 안쪽으로 들어가 볼 수 있나?)
 
KP:작업실로 향하는 문이 있긴 합니다! 잠겨 있습니다만, 케일럽이나 카브리타에게 열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랜들 록스버그:(알로호모라로 안돼?)
 
KP:오~
오~ 오오~ 흠...
그래 해봐라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과 무사히 초코를 먹겠다는 마음

보통

실패
87vs.40
 

랜들 록스버그

마법

보통

실패
81vs.65
 
 
KP:ㅋㅋ
 
랜들 록스버그:씹ㅋㅋ

랜들 록스버그

A: 싫어!!!!

보통

성공
86vs.100
 
 
KP:가서 열쇠 받아 와 ㅋㅋ
 
랜들 록스버그:나가기 싫다~⋯
(곧장 밖으로 나간다. 바쁜 카브리타나 손님들은 일절 무시하고⋯⋯) 랜킨.
야, 랜킨.
 
케일럽 랜킨:네, 결제 다 됐⋯⋯ 으응? 아, 잠시만요, 잠깐⋯⋯,
(그리고서 대략 다섯 명의 손님 러쉬를 더 받아낸 후에야 고개를 돌린다.) 응. 헉⋯⋯
앞치마 잘 어울린다. (♡)
 
랜들 록스버그:⋯⋯⋯.
(딱밤 날렸다.) 됐고, 열쇠.
 
케일럽 랜킨:(딱!) 아야.
 
랜들 록스버그:안쪽에 들어가 봐야겠어.
 
케일럽 랜킨:아파⋯⋯ (이마 문질문질하다 말고,) 응, 열쇠?
안쪽에 왜? 매니저님께서 들어가지 말랬는데.
 
랜들 록스버그:내 볼펜 하나가 거기로 굴러들어갔어.
금방 나올 테니까 괜찮아.
⋯⋯.

랜들 록스버그

appearance

보통

실패
81vs.75
 
아씨발
 
케일럽 랜킨:
 
랜들 록스버그:좀 너무한다?
너 나 좋아하는 거 가짜지?
 
케일럽 랜킨:잠깐⋯⋯ 나는 네 얼굴에 약하니까
보너스 다이스 하나 붙여 봐 ㅋㅋ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bonus / penalty

3
 
 
케일럽 랜킨:헉⋯⋯.
아⋯⋯ 안 된댔는데.
안 된댔는데⋯⋯
안 된댔는⋯⋯ 안 된댔는⋯⋯ 안⋯⋯ 아 안 되는⋯⋯ 안 되는⋯⋯
⋯⋯.
⋯⋯그, 금방 나올 거지?
 
랜들 록스버그:(흠⋯⋯ 2 1 한다 2 만다)
(케일럽 어깨를 끌어와서 이마에 가볍게 입 맞춘다.)
금방 나올게.
 
케일럽 랜킨:⋯⋯.
⋯⋯!!!!!!!
⋯⋯!!!! ⋯⋯! ⋯⋯!!!!!!!! ⋯⋯. (하트 동공 되고 바보털─언제 생긴 걸까?─삐죽해짐.)
(앞치마 주머니를 뒤적인다. 아무 망설임 없이 열쇠를 건넨다.)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돼⋯⋯ 알겠지?
(하트 퐁. 퐁. ♡)
 
랜들 록스버그:(이럴 땐 또 웃어준다⋯.) 바로 나올게.
 
케일럽 랜킨:역시 좋아해⋯⋯.
 
랜들 록스버그:(그리고 곧바로 초콜릿 공장으로go.)
 
KP:하트를 퐁. 퐁. 쏟고 있는 케일럽을 뒤로 하고 초콜릿 공장으로 향합니다. 왠지 뒤에서 시선이 따라붙는 것 같기도⋯⋯
 
⋯⋯열쇠를 사용해 문을 열자, 공장으로 이어지는 듯한 어둑어둑한 통로가 나옵니다.
 
열쇠를 사용해 문을 열자, 공장으로 이어지는 듯한 어둑어둑한 통로가 나옵니다.
 
시끌벅적했던 가게의 소음이 차단되니 순식간에 이세계로 날아온 느낌입니다.
 
KP:랜들, 초콜릿 공장에 들어섭니다. 통로 안엔 총 네 개의 문이 보입니다.
 
랜들 록스버그:(여기 이렇게 넓은 곳이 있었단 말이야?)
(첫 번째 문 앞에 귀를 기울인다.)
 
《창고》
 
KP:문패 그대로, 이 방은 창고처럼 보입니다. 잠겨 있지도 않은 것 같고 들려 오는 소리도 없습니다.
 
랜들 록스버그:(곧장 문 열어젖힌다.)
 
정말로 창고로 쓰이는 방인 듯, 문을 열자 수많은 부자재들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울긋불긋한 리본과 포장지, 플라스틱 상자 등.
 
KP:추가로 방 내부에서 관찰이 가능합니다!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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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성공
65vs.65
 
 
KP:와 럭키!
난잡하게 놓인 초콜릿 부자재들 사이, 랩핑된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조심스레 보관되어 있는 하트 모양 유리구슬 하나를 발견합니다.
 
랜들 록스버그:아씨오, 유리구슬.
(챙겼당.)
(이제 두 번째 방으로.)
 
KP:챙겼당.
랜들, 아티팩트: LOVE LOVE LOVE를 습득합니다.
이 아티팩트는 술자, 혹은 마력을 제공하는 시전자가 깨뜨리는 것으로 즉시 15점의 마력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아티팩트입니다.
깨뜨린 후 반나절이 지나면 모인 마력이 증발해 효력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나가기 위해 문을 벌컥 열던 중! 문의 뒤에 매달린 녹슨 열쇠 하나를 발견합니다.
 
랜들 록스버그:(녹슨 열쇠도 주웠다.)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연구실이라기보단 서재를 연상시키는 빽빽한 책장 여러 개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KP:랜들, 연구실에 진입합니다. 책장 나무 책상이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여러모로 연구실보다는 서재에 가깝습니다.
 
랜들 록스버그:(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로 책장을 뒤적거린다.)
(종이가 나풀나풀 튀어오른다.)
 
KP:나풀나풀 튀어오른 책들은 요리나 초콜릿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온통 외국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묘한 글자들 뿐입니다. 이런 곳에서 초콜릿에 대해 뭘 알 수 있다는 걸까요?
랜들, 이 책장에서 무언가 정보를 얻고 싶다면 자료조사 오컬트, 혹은 관찰 어려운 성공이 필요합니다.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과 무사히 초코를 먹겠다는 마음

보통

대실패!
99vs.40
 
 
KP:
 
랜들 록스버그:흠...
 
KP:초콜릿 먹을 마음이 있긴 해??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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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실패
71vs.65
 
ㅋㅋ
 
KP:ㅋㅋ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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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성공
65vs.65
 

랜들 록스버그

occult

보통

실패
41vs.5
 
 
KP:
되겠냐?
 
랜들 록스버그:에이씨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과 무사히 초코를 먹겠다는 마음

보통

어려움성공
9vs.40
 

랜들 록스버그

bonus / penalty

5
 
 
KP:어쭈?
자료조사에 붙여서 성공ㅋㅋ
 
가장 손때가 많이 묻어 있는 책 한 권이 당신의 앞에 툭, 떨어집니다.
 
<이름 없는 사교들>
 
KP:어쩐지 불길한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랜들, 책을 펼쳐 볼까요?
 
랜들 록스버그:아⋯
랜킨 시켜서 요약시키면 됐는데⋯
(빠르게 훑어본다.)
 
KP:전반적으로 귀중히 보관된 듯한 책이나, 상당 부분이 파손되어 있습니다.
알아보기 어려운 외국어로 적혀 있는데, 딱 한 페이지에만 책갈피와 함께 영어로 어떤 메모가 적혀 있어요.
강제 지능 혹은 오컬트 판정.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intelligence

보통

성공
45vs.60
 
 
KP:책의 내용을 읽습니다. 행운인지 불운인지.
랜들, 《숲의 여신 강림/송환 주문》을 습득합니다.
이 주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본 14점의 마력이 필요하며, 이 마력은 다수의 사람이 함께 지불할 수 있습니다. (단, 직접적인 술자가 소비하는 마력량을 일반 제공자의 마력량이 넘을 수 없습니다.)
14점의 마력이 충족되었을 경우 강림/송환 확률은 5%이며, 추가 마력 1점 5%p의 확률이 가산됩니다.
삿된 지식을 깨달아 이성 3점 차감, 크툴루 신화 3점 획득.
 
랜들 록스버그:아, 어지러워⋯.
(이제 3번 방으로⋯)
 
《  》
 
문패가 텅 비어 있습니다. 겉보기엔 다른 방과 비슷해 보입니다만 문 구석에 핏자국으로 보이는 얼룩이 있습니다.
 
KP:문은 잠기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원한다면 열어볼 수 있습니다.
 
랜들 록스버그:(곧바로 안으로 들어간다.)
 
문을 열자, 피가 썩어가는 냄새와 역한 냄새가 뒤섞여 코를 후벼팝니다.
 
끔찍한 참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량의 혈흔과 사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이 분명한 정육도, 톱, 온갖 날붙이와 로프 등.
 
시신이나 고문당한 사람 등은 보이지 않습니다만, 썩어가는 검은 핏자국이 이 방에서 일어난 일을 짐작하게 합니다.
 
KP:랜들, 이성치 체크!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sanity

보통

47vs.67
 
이럴 줄 알았어!
 
KP:이성 1점 차감. 사실 그다지 현실감도 없습니다.
벽면에 무언가 쓴 듯 핏자국이 글씨처럼 남아 있습니다만, 뭉개져 있기에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원한다면 이 방에서 무기를 챙길 수 있습니다.
 
랜들 록스버그:(무기를 왜 챙겨? 지팡이가 있는데.)
(네 번째 방으로 직행.)
 
《제조실》
 
KP:다른 방과는 다르게 잠겨 있습니다. 열기 위해선 열쇠가 필요합니다.
 
랜들 록스버그:(아까의 녹슨 열쇠를 끼워서 돌렸다.)
 
달칵, 하고, 금세 문이 열립니다.
 
바로 이전의 방과는 다르게 깔끔하게 정리된 부엌 같은 모습입니다.
 
습기가 가득했던 복도보다 쾌적하고, 케일럽에게서 나던 달달한 초콜릿 향이 감돕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초콜릿을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도구 등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KP:랜들, 제조실에 진입합니다. 냉장고를 비롯하여 다양한 초콜릿 만들기 재료가 준비되어 있고, 선반에 노트 한 권이 꽂혀 있습니다.
 
랜들 록스버그:(냉장고을 활짝 열어본다.)
 
KP:다크 커버춰 초콜릿 몇 덩어리, 특이하게 생긴 병에 가득 찬 흰 우유 여러 통.
말린 딸기, 오렌지를 비롯한 각종 시트러스류 과일과 잼까지.
생각보다 정석적인 초콜릿 만들기 재료가 들었습니다. 엥?
 
랜들 록스버그:(노트 한 권을 꺼내 열어본다.)
 
KP:《연구 노트》라 적힌 노트는 제법 헐어 있고, 초콜릿의 배합 방법으로 보이는 것이 잔뜩 휘갈겨 적혔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페이지에는,
 
KP:노트를 읽었습니다. 초콜릿 제조에 한정해 기능치에 30점의 보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랜들 록스버그:⋯⋯.
그니까, 지금 나더러 촞뺑이를 치라고?
 
KP:그래.
연구 노트에서 편지 한 장이 팔랑팔랑 떨어집니다. 읽어 볼까요?
 
랜들 록스버그:(편지 꺼내본다.) 또 뭐야?
 
KP:랜들, 해독용 초콜릿을 만드는 법을 알아냈습니다. 이걸로 케일럽의 상태를 돌려 놓을 초콜릿을 만들 수 있습니다.
 
랜들 록스버그:(좋아! 이걸로 해독용 초콜릿을 만들자! ~타이쿤 게임처럼~)
 
KP:~타이쿤 게임처럼~
 
KP:자! 지금부터 무슨 초콜릿을 만들지는 온전히 랜들의 자유입니다. 마침 이곳엔 없는 재료가 없네요!
무슨 초콜릿을 만들어볼까요?
 
랜들 록스버그:(해독용 초콜릿을 ~슈와슈와~하게 만들어본다.)
 
KP:밀크? 다크? 화이트?
과일은 넣어요? 말아요? 모양은? 코코아 가루에 굴리나?
 
랜들 록스버그:너무 상세히 묻고있지 않아?
 
KP:펜으로 예쁘게 장식할까? 금가루를 뿌려 볼까? 과자를 넣어 볼까? 아몬드 분태는?
러브러브 ♡ 슈와슈와 ♡ 란 그런 것
진심♡초코를 만드는 소녀의 마음으로 임하세요
 
랜들 록스버그:난 소녀가 아닌데?
 
KP:어쩌라고
소녀 해
진심♡초코를 만드는 소년의 마음으로 임하세요
 
랜들 록스버그:⋯⋯쇼콜라 봉봉으로!
(따뜻한 물에 다크 커버춰 초콜릿을 중탕해 녹인 다음⋯)
(불에 넣기 전에 자신의 손바닥을 살짝 베어 -많은 각오가 필요한 일이었다⋯- 피 몇방울을 넣고.)
(왼쪽으로 세 바퀴, 오른쪽으로 다섯 바퀴.)
(굳히는 과정에서 금가루를 넣으며 사랑의 말을 속삭인다. ⋯⋯⋯.)
마, 맛있어져라⋯.
 
KP:모에모에 큥은요?
 
랜들 록스버그:러브러브하게~.
 
KP:모에모에 큥은요?
아뇨아뇨 모에모에 큥이 빠졌잖아요
 
KP:빠졌잖아 해줘
 
랜들 록스버그:나 영국인이라
그딴거모름
 
KP:아냐아냐
아냐아냐 할 수 있어
 
랜들 록스버그:싫어
 
KP:어쭈?
 
랜들 록스버그:케일럽도 한다고 하면 함
 
KP:키퍼한테 도전하세요???
 
랜들 록스버그:죽어♥
 
KP:앗 하트다
 
⋯⋯♥
 
KP:예술/공예(요리), 혹은 민첩으로 판정합니다. 어려운 성공이 필요하며, 이전에 연구 노트를 읽어 30점의 보정치가 붙습니다.
 
랜들 록스버그:(오라오라오라오라)

랜들 록스버그

dexterity

보통

실패
82vs.65
 
씨발
보정치해줘
다시다시
 
KP:아냐 아냐아냐아냐아냐 보정치 붙으니까 네네네네네네
 
랜들 록스버그:(무다무다무다무다)

랜들 록스버그

dexterity

보통

성공
38vs.65
 
하나 망쳤지만 다른 하나는 완성♥
 
KP:와! 완성!
 
어쩐지 하트 모양의⋯⋯
 
엄청 작고, 귀엽고, 깜찍하고⋯⋯
 
코코아 가루가 조금씩 떨어지는⋯⋯
 
진심♡초코 완성!
 
─그리고!
 
"아아아아아아아아!"
 
하고, 갑작스레.
 
비명인지 환희인지 모를 소리가 들립니다.
 
진동에 의해 살짝 옆으로 쓸린 냉장고 뒤, 가려져 있던 나무 문이 드러나며 온 사방이 크게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쿵, 쿵, 쿵, 하고, 불길한 소리가 연달아 울리며,
 
초콜릿 냄새를 뒤덮을 정도로 강한 피비린내가 훅 하고 끼칩니다.
 
랜들 록스버그:⋯⋯.
별로 열고 싶지 않은데?
2 1 연다 2 만다
(그대로 돌아나온다.)
 
돌아 나옵니다. 진동은 점점 더 심해지고, 직원실로 향하는 문은 아득히 멀게만 보입니다.
 
KP:랜들, 복도를 빠져나와 가게로 돌아갈까요?
 
랜들 록스버그:(가게 쪽으로 돌아나온다.)
 
가게입니다.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초콜릿을 쓸어담고 있습니다.
 
진동도, 피비린내도 분명 사실인데도, 아무도 무엇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계산조차 되지 않은 초콜릿을 안고 사람들이 앞다투어 떠나갑니다. 그도 그럴 게,
 
카운터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케일럽도 카브리타도 없습니다. 이곳은 난장판입니다.
 
랜들 록스버그:⋯⋯?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진심♡초코를 한 품 가득 끌어안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가게를 빠져나갑니다.
 
랜들 록스버그:케일럽?
⋯⋯잠깐, 잠깐.
(아까 그 안쪽으로 다시 돌아간다.)
 
KP:돌아갑니다. 다시 4번 방입니다. 진동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피비린내는 이제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초콜릿 냄새가 납니다.
 
랜들 록스버그:씨발⋯ 진짜 손 많이 가게 하네. (아까의 그 나무문을 활짝 열었다.)
 
쾅, 하고, 문을 엽니다. 그러자,
 
동그란 구형 백색 조명이 탁 트인 공간을 비춥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둡고 습기로 숨이 막힙니다.
 
저 멀리 돌로 만들어진 계단 위, 마치 제단처럼 보이는 곳에서 누군가 연달아 비명을 내지르고 있습니다.
 
아니 환희인가.
 
환희인가?
 
이아! 이아! 슈브 니구라스! 천 마리 아이를 거느린 숲 속의 검은 염소여!
 
라 외치며,
 
흰 로브를 걸친 카브리타가 제단 위에서 빙그르르 돌고 있습니다.
 
희미한 빛이 비추는 제단 위는 어둡고, 대량의 혈흔이 홍수가 난 듯이 흘러내립니다.
 
KP:이성치 체크!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sanity

보통

9vs.67
 
야 이 미친 새끼들아!!
 
KP:이성 1점 차감. 미친놈들인가!
 
랜들 록스버그:(다가가는 것보다 지팡이를 꺼내 주문을 외우는 게 더 빨랐다.)
(오늘만큼은 랜들 록스버그가,) 스투페파이!
 
그렇습니다. 다가가는 것보다, 지팡이를 꺼내 주문을 외우는 게 더 빠릅니다.
 
오늘만큼은 랜들 록스버그가⋯⋯
 
외운 주문이,
 
겹칩니다. 겹친다고?
 
케일럽 랜킨:─스투페파이.
 
케일럽 랜킨:(케일럽의 지팡이에서 나온 빛이 랜들의 마법을 가로막았다. 두 빛이 부딪힌다.)
(불빛이 박살난다. 폭죽처럼 터진다.) 랜들.
이건 다 너를 위한 일이야⋯⋯. (눈이 돌았다!)
 
카브리타:케이, 잡아!
죽여! 그 분을 위해서!
 
KP:랜들, 케일럽과 강제 전투 라운드에 돌입합니다.
민첩 지수와 관계없이 랜들이 선공입니다.
케일럽은 기본적으로 회피하지 않으며, 공격 기능에 -20의 보정을 받습니다. 다만 이 보정치는 라운드가 지날 때마다 5점씩 감소합니다.
전투 외에도 다양한 행동을 선언할 수 있습니다. 화이팅!
랜들의 턴.
 
랜들 록스버그:씨발, 이 새낀 지 좋을 때만 날 위해서야!!
(더 고민할 것도 없다. 다시 한번 케일럽을 향해 주문을 외운다. 저 지팡이가 성가셔.)
익스펠리아르무스!!

랜들 록스버그

마법

보통

실패
97vs.65
 
웃기지마
웃기지마
 
KP:ㅋㅋ
 
랜들 록스버그:웃기지말랬다
 
KP:ㅋㅋㅋ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bonus / penalty

8
 
으아아아앙
으아아아아아아앙
흐아아아아아아아앙
ㅠㅅㅠ
우우우
 
케일럽 랜킨:
 
랜들 록스버그:ㅠ___ㅠ
 
케일럽 랜킨:ㅋㅋ
 
랜들 록스버그:8ㅅ8
 
케일럽 랜킨:아 잠깐만
 
랜들 록스버그:웃기지마
 
케일럽 랜킨:아⋯⋯ 아이씨⋯⋯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appearance

보통

성공
74vs.75
 
 
케일럽 랜킨:헉⋯⋯
마법은 못 하는데 와꾸는 잘 한다?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 랜킨:
한번 더 해봐
 
랜들 록스버그:익스펠리아르무스!!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과 무사히 초코를 먹겠다는 마음

보통

극단적성공
4vs.40
 

랜들 록스버그

마법

보통

성공
45vs.65
 
 
KP:오~ 좋습니다. 봐드립니다.
 
케일럽 랜킨:(그대로 지팡이가 손에서 미끄러진다.) ⋯⋯랜들!
다 널 위한 거라니까! (여전히 돌아버린 눈. 이제 지독하다 못해 머리가 아플 지경인 초콜릿의 단내.)
(지팡이를 잃어버린 마법사가 당신에게로 달려든다.) 그 분께서 강림하시면⋯⋯
우리는 모두 그의 아이가 되어서,
미워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고, 영원한 사랑 속에서,
영원히, 영원히⋯⋯. (접근하여 당신의 손목을 붙잡는다.)
그러니까 내 말 들어⋯⋯ 랜들, 응?
 
랜들 록스버그:⋯⋯야, 랜킨!!
대단히 착각하는 게 있는데, 난 네가 날 위하지 않아도 그동안 알아서 잘 살아냈거든?
요 며칠간 너⋯ 존나 짜증나고, 귀찮긴 했는데.
미워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았어.
잘 들어, 넌 늘 돌이키고 싶었잖아.
내가 기회를 줄게.
지금 때려치우고 나한테 오면 키스해줄 거야. 어떡할래?
 
케일럽 랜킨:(우뚝.)
진짜?
진짜, 정말, 정말, 정말, 정말로?
 
랜들 록스버그:(입 안에 초콜릿을 머금는다.) 진짜.
 
케일럽 랜킨:⋯⋯.
(깜빡⋯⋯ 하고,)

케일럽 랜킨

power

보통

실패
57vs.10
 
(말았다.)
(손에서 힘이 풀린다.) 약속이야.
키스해줘!
 
랜들 록스버그:(초콜릿 냄새⋯)
(입 안에 머금은 단 맛이 전부 녹아내리기 전에,)
(끌어와서 입을 맞춘다.)
(내 첫키스는⋯ 어차피 기억도 못 할 테니까!)
(두 번째는 솔직히 감흥도 없다.)
 
이번에도 해독제입니다. 사랑을 소거하는 마법의 약.
 
입에서 입으로 초콜릿이 옮아 갑니다.
 
생애 단 한번뿐인 첫키스에서 묘약과 타액이 뒤섞인 끔찍한 맛이 났다면,
 
두 번째 키스에선, 조금 씁쓸하고⋯⋯
 
술처럼 황홀하고,
 
정신이 혼곤해질 정도로 단 맛이 났습니다.
 
케일럽 랜킨:⋯⋯. (고개를 살며시 뒤로 물린다.) 초콜릿 맛 난다.
기분 이상해.
 
랜들 록스버그:⋯물려.
너 더 먹어.
 
케일럽 랜킨:안 물려. (다시 고개 들이밀어서 몇 번 더 쪽쪽거리면서 부딪힌다.) 달아⋯⋯
(아예 바싹 붙어서 랜들의 입가를 핥짝거리기 시작한다.) 뭐 넣고 만들었지? 엄청 달고⋯⋯
다크 초콜릿이랑, 코코아 가루랑⋯⋯ 아.
⋯⋯끝맛이 살짝 비릿한가?
 
랜들 록스버그:다행이지? ⋯⋯.
침은 안 넣었거든, 그래도.
 
케일럽 랜킨:그건 이미 섞였, 헉.
 
제단 쪽에서 또 다시 괴성이 울립니다.
 
“이아! 이아!”
 
“여신님의 축복이 함께하리라!”
 
“이 어린 양들을 굽어 살피어주시옵소서!”
 
“In der Nacht, wenn sie mit Blut gespült wird, wird die Göttin der Berge ihr Kind aus dem Schwarzwald ziehen!”
 
무언가 몇 번이나 폭발하는 소리.
 
제단 위, 환희에 차올라 괴성을 지르던 실루엣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검은 연기와 불이 번지기 시작합니다. 피 몇 방울이 당신의 발치에까지 튀어 묻습니다.
 
쿵, 쿵 하는 소리가 울리고, 불길한 감각이 정신을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당장 이 자리를 떠나야만 할 것 같고, 그럼에도 감히 움직일 수 없는 감각이,
 
그리고 그것이⋯⋯
 
거대하고,
 
안개 같은 몸을 이끈 채.
 
신이 강림합니다.
 
KP:랜들, 이성치 체크.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sanity

보통

49vs.67
 
 
KP:현재 슈브 니구라스의 어린 양이 새겨진 흰 앞치마─그렇습니다, 그 구린 유니폼 말입니다─를 입고 있어 이성 감소치를 조절합니다.
이성 4점 차감.
 
거대하고 안개 같은 몸, 끊임없이 흘리는 고름.
 
안개가 뭉쳐져 움찔움찔 움직이는 거칠고 검은 촉수가 당신을 향합니다.
 
바쁘게 움직이며 끈끈한 액체 덩어리를 흘리고, 땅을 더듬는 촉수가, 당신에게로 다가옵니다.
 
KP:랜들, 지금입니다. 원한다면 아까 습득했던 송환 주문을 사용할 수 있고, 원하지 않는다면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자유롭습니다. 무엇을 할까요?
 
랜들 록스버그:(랜들은 그 찰나의 순간에 아까 읽었던 주문을 떠올렸다. 주머니에서 유리구슬을 꺼낸다.)
(마력, 얼마큼 끌어모을 수 있지? 잘못하면 스큅이 될 수도 있나? 으으응, 아아⋯⋯.)
랜킨, 너⋯
머글 돼도 상관없어?
 
케일럽 랜킨:겠냐?!?!
 
랜들 록스버그:그럼 네 건 빼고⋯⋯.
 
케일럽 랜킨:으, 응?
뭐 하는데?
 
랜들 록스버그:(자신의 마력과 아티팩트의 마력만으로 송환 주문을 사용한다.)
 
케일럽 랜킨:랜들, 너 뭐 하─⋯⋯
 
랜들 록스버그:In der Nacht, wenn sie mit Blut gespült wird,
wird die Göttin der Berge ihr Kind aus dem Schwarzwald ziehen!
 
KP:랜들의 마력 14점을 지불하여 기본 확률 5%, 여기에 아티팩트의 마력 15점을 지불하여 75%p의 확률을 가산.
80%의 확률로 슈브 니구라스 송환 주문을 시전합니다.
rolling 1d100<80
 
(
16
 
)
 
 
=
1 Success
 
랜들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과 무사히 초코를 먹겠다는 마음

보통

실패
49vs.40
 
 
음! 아무래도 초콜릿은 이제 물린 모양입니다!
 
그리고 번쩍, 하고⋯⋯
 
랜들 록스버그:(이제 초콜릿은 싫어어어)
 
빛이 당신의 눈앞에서 하얗게 점멸했습니다.
 
이제,
 
초콜릿은,
 
싫어~!!!!!
 
당신이 왼 주문에 맞추어 빛이 나는 문이 생겨나고,
 
그것은 이내 짙고 짙은 안개를 감싸며,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환하게 발광하더니.
 
그것을 끌어안으면서 사라집니다.
 
피비린내가 서서히 가시고, 진동이 잠잠해집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습니다. 사방이 적막입니다.
 
코를 마비시킬 정도로 달았던 초콜릿 내음이 서서히 가셨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당신 앞의 케일럽.
 
흐물흐물하던 표정이 굳었고, 총기와 이채를 되찾은 눈을 한 채,
 
케일럽 랜킨:⋯⋯.
(귀가 시뻘겋게 달아올라선, 뒤로 몸을 주춤주춤 물리더니,) 너, 너,
너, 록, 록스버그.
 
랜들 록스버그:⋯⋯.
 
케일럽 랜킨:너 나랑, 나, 나, 나, 나, 나랑,
나랑⋯⋯
 
랜들 록스버그:역시 기억까지 날아가진 않나?
 
케일럽 랜킨:나랑 키, 키⋯⋯,
⋯⋯,
⋯⋯,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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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심♡초코 대작전!
낮음 보통 다소높음 높음 매우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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